“국산 배터리 또 밀려났다”.. ‘이 車’마저 중국산
중국 CATL 배터리 탑재 확정
기아 EV5, 국산 아닌 중국산 선택
배터리 공급망 변화에 업계 주목
EV5/출처-기아
국산 준중형 전기차에 결국 중국산 배터리가 탑재된다. 기아가 오는 9월 국내 출시 예정인 전기 SUV ‘EV5’에 중국 CATL이 제조한 삼원계(NCM) 배터리를 적용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이는 니로 EV와 코나 EV에 이어 세 번째 사례다.
국내 소비자에게도 친숙한 전기차 라인업에 연이어 중국 배터리가 들어가면서, 한국 배터리 산업의 입지에 대한 우려와 함께 자동차 업계의 공급망 전략 변화가 주목받고 있다.
EV5, CATL 삼원계 배터리 탑재 확정
기아는 16일 배터리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자사 준중형 전기 SUV EV5에 CATL이 제조한 81.4kWh 용량의 삼원계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탑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V5는 기아가 국내 시장에 선보이는 다섯 번째 전용 전기차로, 올 하반기 광주 오토랜드에서 양산될 예정이다.
EV5/출처-기아
CATL 배터리 채택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기아와 현대차그룹은 이미 니로 EV와 코나 EV에도 중국산 삼원계 배터리를 탑재해왔다.
EV5까지 CATL 배터리를 적용하기로 하면서, 현대차그룹이 중국산 배터리 사용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는 흐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EV5는 지난해 3월 ‘중국 기아 EV 데이’에서 콘셉트카 형태로 처음 공개된 뒤, 8월 청두 모터쇼를 통해 실물로 전시된 바 있다.
중국 시장에는 비야디(BYD)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한 버전이 먼저 출시됐으며 국내에는 보다 용량이 큰 CATL의 삼원계 배터리 모델이 도입된다.
정통 SUV 디자인으로 시장에 도전
EV5는 단순히 배터리 사양뿐 아니라 차량 콘셉트 전반에서도 기존 전기차 시장과는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EV5/출처-기아
‘오퍼짓 유나이티드’ 철학을 바탕으로 박시하고 각진 실루엣을 구현하며 기존 크로스오버 스타일에서 벗어난 ‘정통 SUV’ 형태를 지향하고 있다.
스타맵에서 영감을 받은 시그니처 라이팅과 수직형 LED 헤드램프는 시각적인 존재감을 강화하고, D필러와 테일게이트의 각진 구조는 실내 공간의 넓이를 암시한다.
후면부의 수직·수평형 리어램프 역시 SUV 특유의 견고한 이미지를 강조한다.
EV5/출처-기아
실내 역시 기존 전기차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12.3인치 클러스터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5인치 공조 디스플레이가 하나로 연결된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탑재됐으며, 1열 중앙 콘솔의 수납 공간과 2열의 슬라이딩 트레이 등은 일상적인 편의성을 고려한 설계로 평가된다.
EV5의 국내 가격은 4천만 중후반대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참고로 중국 현지 LFP 모델의 가격은 15만 위안(한화 약 2900만 원)이다.
EV5/출처-기아
EV5의 성공 여부는 향후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정통 SUV 전기차’라는 새로운 수요층을 형성할 수 있을지를 판단하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기아가 이번 모델을 통해 전동화 시대의 주도권을 어떻게 확보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