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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의 봉인 해제" 은행 창구 북새통의 비밀

by 이콘밍글

은행 가면 보험도 함께 권유한다
규제 풀리자 창구 판매가 급등
보장성 상품 인기, 시장 판도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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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카슈랑스 규제 완화 / 출처 : 뉴스1


방카슈랑스 규제가 20년 만에 풀리면서 보험시장의 흐름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한때 은행에서 보험을 권유받으면 “왜 여기서 이걸 파나” 하는 의문이 컸지만, 이제는 오히려 은행 창구가 보험의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방카슈랑스란? 은행에서 파는 보험 제도


방카슈랑스란 은행 창구에서 보험을 파는 방식을 말한다. 이름은 프랑스어로 은행(Banque)과 보험(Assurance)을 합친 말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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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카슈랑스 규제 완화 / 출처 : 연합뉴스


소비자는 예금·대출 상담을 받으면서 보험도 동시에 가입할 수 있고, 보험사는 은행의 넓은 지점을 활용해 더 많은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


쉽게 말해 ‘한 번 방문에 금융상품 한꺼번에 처리’라는 편리함이 핵심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3년 도입됐지만 곧바로 규제가 따라붙었다. 특정 보험사 상품을 한 은행에서 25% 이상 못 팔도록 묶어둔 이른바 ‘25% 룰’이었다.


소비자 쏠림을 막겠다는 취지였지만, 실제로는 은행이 고객이 원하는 상품 대신 다른 상품을 억지로 권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번에 규제가 풀린 것은 그런 불편을 줄이고 선택권을 넓히려는 조치였다.


규제 풀리자 달라진 은행 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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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카슈랑스 규제 완화 / 출처 : 연합뉴스


지난 4월 금융위원회가 규제 완화를 발표한 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이제는 생명보험은 최대 33%, 손해보험은 75%까지 특정 보험사 상품을 팔 수 있게 됐다.


덕분에 은행 창구는 활기를 띠었고, 보험사들은 은행 전용 상품을 속속 내놓았다.


실적도 달라졌다. 올해 상반기 생명보험사의 신계약 보험료는 7990억 원으로 전년보다 2.2% 늘었다.


흥미로운 점은 GA(법인대리점)나 전속설계사 판매는 줄었는데도 전체 실적은 늘었다는 사실이다. 방카슈랑스를 통한 신계약 보험료가 1455억 원으로 25% 넘게 증가했고, 보장성보험은 두 배 가까이 뛰었다.


과거 은행에서는 구조가 단순한 저축성보험 위주로 팔렸지만, 올해는 판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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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카슈랑스 규제 완화 / 출처 : 연합뉴스


짧은 기간만 보험료를 내고도 높은 환급률을 보장하는 종신보험 같은 보장성 상품이 특히 시니어 고객에게 인기를 끌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떨어질 때 장기간 확정 금리를 주는 보장성보험은 안정적인 자산을 찾는 고객에게 매력적이다”라고 설명했다.


방카슈랑스의 매력은 단순했다. 은행에서 통장 만들거나 대출 상담을 하다 보험까지 해결할 수 있었으니 고객 입장에서는 한 번에 끝나는 편리함이 있었다.


이번 규제 완화로 선택지가 크게 늘어나면서 ‘비교해보고 고를 수 있다’는 장점까지 더해졌다.


물론 특정 보험사 쏠림 우려도 남았다. 금융위는 이에 정책성 보험을 비중 산정에서 제외해 균형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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