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 출처 : 현대자동차
전기차보다 더 팔렸다, 하이브리드의 반격이 미국 친환경차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가 지난 14년간 조용히 쌓아온 성과를 보여줬다.
2011년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로 시작된 이들의 여정은 지난달 기준 누적 판매 150만 대를 넘어섰다. 특히 하이브리드 차량이 전체의 75%를 차지하며, 친환경차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현대차와 기아는 24일, 2011년부터 올해 7월까지 미국에서 판매한 친환경차 누적 수량이 총 151만5천145대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브랜드별로는 현대차가 87만821대, 기아는 64만4천324대를 기록했다.
누적 판매 50만 대는 진출 후 11년 만인 2022년에 돌파했지만, 이후 속도는 빨라졌다. 100만 대를 넘긴 건 지난해, 그리고 불과 1년 만인 지난달 드디어 150만 대 고지를 넘어섰다.
TUCSON Hybrid / 출처 : 현대자동차
하이브리드 차량은 2월에 이미 누적 100만 대를 넘어섰고, 현재까지 113만8천502대가 팔렸다. 전기차는 37만4천790대, 수소전기차는 1천853대로 집계됐다.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현대차 ‘투싼 하이브리드’로, 누적 19만7천929대가 판매됐고, 이어 ‘쏘나타 하이브리드’(19만2천941대), ‘아이오닉5’(12만6천363대) 순이었다.
SONATA The Edge Hybrid / 출처 : 현대자동차
기아는 ‘니로 하이브리드’가 18만3천106대로 브랜드 내 1위를 차지했으며, ‘스포티지 하이브리드’(12만9천113대), ‘쏘렌토 하이브리드’(8만638대)가 뒤를 이었다.
현대차·기아가 미국 시장에 처음 선보인 친환경차는 단 2종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하이브리드 8종, 전기차 10종, 수소차 1종 등 총 19종으로 라인업이 확대됐다.
The 2026 K5 / 출처 : 기아
판매량뿐 아니라 친환경차의 비중도 높아졌다. 지난해 미국 내 현대차·기아 전체 판매 중 친환경차 비중은 20.3%로,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올해 1~7월 기준으로는 이보다 높은 21.1%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달 한 달 동안 현대차·기아가 미국에서 판매한 친환경차는 4만850대로, 전년 동월 대비 42.6% 증가했으며, 하이브리드차는 2만8천733대 팔리며 48.2% 증가했고, 전기차는 1만2천117대로 30.9% 늘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보조금 제도 변화와 소비자의 연비 고민이 맞물리며 하이브리드 선호가 높아진 상황”이라며 “대형 SUV의 경우 하이브리드 모델이 효율성과 가격 면에서 선택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The 2025 Niro / 출처 : 기아
현대차그룹은 미국 시장 내 친환경차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 체제에도 유연성을 더하고 있다.
앨라배마·조지아 공장 외에 지난해 10월 가동을 시작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중심으로 현지 생산도 강화된다.
이 공장에서는 현재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9’을 생산 중이며, 내년부터는 기아 모델과 제네시스 전기차까지 라인업이 확장될 예정이며, 또한 하이브리드 차량도 같은 라인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혼류 생산 체제를 내년부터 도입할 계획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친환경차 전략은 단순한 대안이 아닌 주류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시장에서의 실적은 그들의 조용하지만 끈질긴 전략이 옳았음을 증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