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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만 쉬는 부자" 우려가 현실로

by 이콘밍글

채용 줄고 퇴직도 줄었다
덜 뽑고 덜 나가는 시대
경기침체가 불러온 고용 경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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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경직성 심화 / 출처 : 연합뉴스


기업은 신입을 줄이고 근로자는 자리를 지키려 한다는 말이 현실로 나타났다. 신규 채용은 급격히 줄었고 퇴직도 감소해 일터 안팎의 순환이 거의 정지한 모습이었다.



경기 침체와 업황 악화가 겹치면서 ‘덜 뽑고 덜 나가는’ 고용 경직성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했다.


대기업 채용 절벽, 이직 대신 자리 지키기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2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주요 기업의 지난해 신규 채용은 15만 4천여 명으로 전년보다 12%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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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경직성 심화 / 출처 : 뉴스1


같은 기간 퇴직자는 6만 9천여 명으로 8.6% 줄었는데, 채용 축소 폭이 더 커서 인력 교체 자체가 눈에 띄게 둔화했다.


IT와 전기전자 업종은 2년 사이 절반 가까이 신규 인력이 줄었고 건설과 건자재 업종도 크게 줄었다. 특히 이차전지 업종은 신규 채용이 77% 넘게 급감했는데 퇴직자는 오히려 두 배 이상 늘었다.


기업이 채용을 꺼리고 직원은 자리를 지키려 하면서 조직 내 인력 순환이 막히는 흐름이 더욱 뚜렷해졌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1분기 임금 근로 일자리 동향도 같은 흐름을 보여줬다.



전체 임금 근로 일자리는 2053만 6천 개로 작년보다 1만 5천 개 늘어나는 데 그쳤고, 이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적은 증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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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경직성 심화 / 출처 : 연합뉴스


건설업 일자리는 15만 4천 개 줄어 역대 최대 폭 감소를 기록했고 제조업도 4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연령별로 보면 60대 이상은 늘어난 반면 20대 이하와 40대에서는 일자리가 크게 줄어 세대 간 불균형이 확대됐다.


통계청은 건설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젊은 세대는 기회 자체가 줄어든 반면, 고령층은 계속 일자리를 이어가며 세대 간 격차가 더욱 뚜렷해졌다.


중견기업 체감 경기, 여전히 먹구름


중견기업도 투자와 채용 확대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지난 6월 조사한 결과 3분기 경기전망지수는 78.0으로 전 분기보다 낮아졌다. 제조업 전망치는 특히 76.9까지 떨어져 부정적 체감이 심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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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경직성 심화 / 출처 : 연합뉴스


중견기업들은 정국 안정과 주가 반등 같은 긍정적 요소에도 불구하고 미국과의 통상 갈등, 중동 정세 불안, 내수 침체 등 복합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고용 확대보다는 생존 전략을 우선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기업 현장의 불안감이 커질수록 신규 채용은 뒤로 밀리고 기존 인력만 붙잡는 경향이 강해질 수밖에 없었다.


채용은 줄고 퇴직도 줄면서 고용 순환이 막히는 현상은 결국 일자리를 찾는 청년과 중년층 모두에게 부담으로 다가왔다.


정책적 해법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이 정체의 그림자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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