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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 조상님 뵐 낯 없다니... 왜?

by 이콘밍글

4년 만에 제일 값싼 차례상 비용
그러나 시장 분위기는 다르다
여전히 무겁기만 한 장바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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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차례상 비용 / 출처 : 연합뉴스


추석 차례상 비용이 4년 만에 20만 원대로 내려왔다는 발표가 나왔지만 실제로 시장에 나간 사람들의 체감은 전혀 다르다.


한국물가정보가 14일 공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전통시장 4인 가족 차례상 비용은 29만 9천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4년 만에 30만 원 아래로 내려간 결과이기도 하다.


사과와 배 값이 크게 내려 전체 비용을 끌어내렸다는 설명이 붙었지만, 시장을 직접 찾은 시민들은 “실제로는 가격이 여전히 높다”는 불만을 내놓고 있다.


통계는 내려갔다고 말한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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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차례상 비용 / 출처 : 연합뉴스


물가정보에 따르면 올해 차례상 비용은 작년보다 1.2% 줄었고, 사과와 배 가격이 지난해보다 각각 33% 내려가며 평균 비용을 낮췄다. 시금치, 무, 배추 같은 채소도 공급이 늘면서 가격이 내려갔다.


대형마트도 정가 기준으로는 비용이 줄었고, 행사와 적립을 더하면 28만~32만 원 수준까지 낮아진다고 했다.


발표만 놓고 보면 올해 명절 장보기는 더 가볍게 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수치만으로 실제 소비자가 느끼는 장바구니 무게를 온전히 설명하기는 어렵다.


실제 현장에서는 과수 피해와 폭염 여파로 사과와 배 값이 여전히 높다는 반응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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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차례상 비용 / 출처 : 연합뉴스


경남에서는 일소 피해와 집중호우로 과일 생육이 부진했고, 농산물 유통정보에 따르면 홍로 사과 10개 평균 소매가격은 2만 9천 원을 넘어 작년보다 13% 이상 비쌌다. 배 가격도 같은 시기 26% 이상 올랐다.


소비자들은 발표된 ‘평균 비용’과 직접 장을 보며 느끼는 ‘체감 비용’ 사이의 간극을 크게 느끼고 있다. 여기에 품질이 고르지 못하다는 지적까지 겹치며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기나


공식 발표는 특정 시점의 가격을 평균으로 계산한 수치라 전체 흐름은 보여주지만 개별 지역 상황은 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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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차례상 비용 / 출처 : 연합뉴스


올해는 폭염과 폭우로 과일 크기가 작고 모양도 좋지 않아 대과와 정형과를 고르는 소비자는 더 비싼 값을 지불해야 한다. 지역별 피해가 심한 곳은 물량이 부족해 가격이 더 오르는 경우도 많다.


정부와 유통업계는 추석 성수기에 사과와 배 출하량이 늘어 가격이 더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할인 행사를 통해 체감가를 낮추겠다고 했다.


그러나 태풍이나 가을장마 같은 변수는 남아 있다. 소비자는 발표된 수치에만 의존하기보다 장보는 시점과 행사 정보를 꼼꼼히 확인하고, 크기나 모양보다 신선도와 가격 대비 만족도를 따져 장을 보는 것이 현실적인 해법이다.


결국 통계와 현실 사이의 간극을 줄이는 것은 소비자의 선택과 타이밍에 달려 있다. 작은 차이가 모여 명절 밥상에서 느끼는 부담의 크기를 크게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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