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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해외로"… 국내 최고 여행지의 몰락

by 이콘밍글

살인적인 물가에 관광객 외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뱃길마저 위태
섬 전체가 고립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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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물가 논란 / 출처 : 울릉도 제공


안에서는 살인적인 물가가 관광객의 등을 떠밀고, 밖에서는 육지를 잇는 뱃길마저 끊어지고 있다.



천혜의 절경을 자랑하던 섬 울릉도가 ‘바가지요금’과 ‘교통대란’이라는 이중고에 갇혀 고립의 위기를 맞고 있다.



한때 ‘가고 싶은 섬’으로 꼽혔던 명성은 온데간데없이, 섬 경제 전체가 뿌리째 흔들린다는 절박한 경고음이 울려 퍼지고 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등을 돌리게 하는 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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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물가 논란 / 출처 : 연합뉴스


실제로 울릉도의 물가는 상상을 초월한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울릉도의 휘발유 가격은 육지보다 리터당 300원 이상 비쌌다.



렌터카 비용은 성수기에 중형 세단 기준 하루 13만 원으로, 제주도의 3배에 달했다.



식당 물가도 예외는 아니다. 오징어내장탕 한 그릇에 1만 5천 원, 따개비밥은 2만 원을 호가하며 주류 가격 역시 육지보다 비싸다.



최근에는 한 유튜버의 폭로로 비계가 절반 이상인 삼겹살이 1인분에 1만 5천 원에 팔린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샀고, 다른 유튜버는 터무니없는 택시 요금을 고발해 논란이 일었다.



이러한 상황은 비단 울릉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7월 한국경제인협회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여행 불만족의 가장 큰 이유로 ‘높은 관광지 물가'(45.1%)가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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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물가 논란 / 출처 : 연합뉴스


고질적인 ‘바가지요금‘ 문제가 국내 관광 산업 전체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비용 대비 만족도’ 측면에서 해외여행이 낫다는 인식이 확산하며, ‘그 돈이면 해외를 가겠다’는 분위기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뱃길마저 위태… 고립되는 울릉도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울릉도의 유일한 교통수단인 뱃길마저 흔들리고 있다. 울진 후포항을 잇던 여객선은 선사 경영난으로 운항을 멈췄고, 포항을 오가던 대형 쾌속선은 고장으로 운항이 중단됐다.



강릉항 노선마저 오는 10월 이후 운항이 불투명해지면서 섬은 사실상 고립될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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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물가 논란 / 출처 : 연합뉴스


상황이 이렇자 울릉군청 홈페이지에는 “이러다 주민들 다 죽겠다”는 절박한 호소가 올라오기도 했다. 해상 교통은 주민들의 생존권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실제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은 2022년 46만여 명에서 올해는 38만 명대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관광객은 “섬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도 물가가 지나치다”며 “다시는 찾고 싶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역 특화 콘텐츠 개발과 함께 ‘바가지요금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자정 노력이 없다면 ‘다시 찾고 싶은 섬’ 울릉도의 명성은 되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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