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회복 지원 방안 / 출처 : 뉴스1
“열심히 일해서 빚은 다 갚았는데, 왜 신용카드 한 장 못 만들고 대출은 거절당해야 하나요?” 많은 서민과 소상공인이 이런 답답함을 토로해왔다.
과거에 생긴 5천만 원 이하의 빚을 모두 갚았음에도 ‘연체 기록’이라는 꼬리표가 남아 금융 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많았다. 이들을 위해 정부가 마침내 칼을 빼 들었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신용회복 지원 방안은 사실상 ‘신용 대사면’ 조치다.
신용회복 지원 방안 / 출처 :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와 고금리 시기를 거치며 불가피하게 소액 연체를 경험했던 서민과 소상공인에게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주겠다는 취지다.
지원 대상은 2020년 1월부터 2025년 8월까지 5000만 원 이하의 연체가 발생했던 개인과 개인사업자다.
이 중 8월 말까지 빚을 전액 상환한 257만 7000명은 별도의 신청 절차 없이도 연체 이력 정보가 자동으로 삭제된다. 이 조치는 9월 30일부터 즉시 시행된다.
그동안 연체 기록은 빚을 모두 갚아도 신용정보원에 최대 5년간 보관돼 금융 거래의 발목을 잡는 ‘주홍글씨’와 같았다.
신용회복 지원 방안 / 출처 : 뉴스1
이 기록 때문에 신용점수가 낮게 평가되어 대출 심사에서 탈락하거나, 높은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 불이익이 있었다.
이번 조치로 가장 큰 변화는 신용점수의 상승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조치로 개인 신용평점이 평균 40점 오를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경제 활동이 왕성한 20대는 평균 50점, 30대는 42점이나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개인사업자 역시 평균 31점가량 신용점수가 상승해 약 2만 명이 제1금융권 대출을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신용점수가 오르면 당장 생활에 필요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기가 수월해진다.
당장 약 29만 명은 신용카드를 새로 발급받을 수 있게 되고, 약 23만 명은 은행에서 신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신용회복 지원 방안 / 출처 : 연합뉴스
아직 연체 금액을 다 갚지 못한 사람들에게도 기회는 남아있다. 약 112만 6000명에 달하는 이들이 올해 연말까지 빚을 전액 상환하면, 똑같은 신용 사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상환을 완료하는 즉시 연체 기록이 삭제되는 방식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조치가 빚을 갚지 않는 사람들에게만 좋은 일 시켜주는 것 아니냐는 도덕적 해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이번 지원은 연체를 전액 상환한 사람만을 대상으로 하기에 성실하게 빚을 갚으려는 의지를 북돋는 효과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는 서민들에게 정부가 새로운 희망의 사다리를 놓아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