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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현실이라고요?" 귀성길 운전자들 분노

by 이콘밍글

4인 가족이 돈가스 하나씩 시키면 4만원
4년 사이 25%나 뛰어오른 가격
일반 물가 상승률을 훌쩍 뛰어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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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소 음식 가격 인상률 / 출처 : 연합뉴스


민족 대명절 추석을 앞둔 귀성길, 꽉 막힌 도로에 지쳐 잠시 들른 휴게소는 운전자들에게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



출출한 배를 채우기 위해 대표 메뉴인 돈가스를 주문하려던 아빠의 눈이 메뉴판 앞에서 동그래진다. 1인분에 1만 원이 훌쩍 넘는 가격표에 잠시 망설인다. 즐거워야 할 귀성길의 쉼표가 어느새 부담으로 다가오는 순간이다.



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홍철 의원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휴게소의 인기 메뉴 가격이 일반 물가 상승률을 훨씬 웃도는 수준으로 급등한 사실이 드러났다.


4년 새 25% 폭등, ‘금가스’가 된 휴게소 돈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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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소 음식 가격 인상률 / 출처 : 연합뉴스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고속도로 휴게소 매출 상위 10개 식음료의 평균 판매가는 2021년 같은 달에 비해 12.5%나 올랐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 변동률인 8.3%와 비교하면 상승 폭이 매우 가파르다.



가장 충격적인 인상률을 보인 품목은 단연 돈가스였다. 2021년 8,916원이었던 돈가스 가격은 올해 1만 1,218원으로 무려 25.1%나 폭등했다. 이제 휴게소에서 파는 음식 중 유일하게 1만 원대 가격을 유지하며 ‘금가스’라는 별명까지 얻게 됐다.



다른 메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우동은 18.1%, 아메리카노는 17.6% 올랐으며 비빔밥, 국밥, 호두과자, 라면 등 대부분의 인기 메뉴가 두 자릿수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민홍철 의원은 “이제 휴게소에서 밥 한 그릇에 커피 한 잔만 마셔도 1만 5천 원을 훌쩍 넘는다”며 “국민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싼 가격의 비밀, 도로공사의 높은 수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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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소 음식 가격 인상률 / 출처 : 연합뉴스


그렇다면 왜 유독 휴게소 음식 가격만 이렇게 가파르게 오르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휴게소의 독점적인 시장 구조와 운영 방식을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한다.



고속도로 이용객들은 사실상 휴게소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 이런 독점적 환경에서 운영사들은 비교적 자유롭게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운영사가 한국도로공사에 지불하는 높은 임대 수수료가 음식 가격에 상당 부분 전가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일부 인기 휴게소의 경우, 운영사가 매출의 40%가 넘는 금액을 도로공사에 수수료로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 비용 부담이 고스란히 소비자 가격에 얹어지는 셈이다.


가격은 호텔급, 맛은 그대로…품질 개선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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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소 음식 가격 인상률 / 출처 : 연합뉴스


소비자들의 가장 큰 불만은 가격이 오른 만큼 맛과 품질이 따라오지 못한다는 점이다. 1만 원이 넘는 돈가스가 냉동 제품을 단순히 튀겨낸 수준에 불과하다면 누구도 선뜻 지갑을 열기 어렵다.



단순한 가격 통제를 넘어, 지불하는 비용에 걸맞은 품질을 제공하도록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도로공사가 임대 수수료 조정을 통해 가격 안정을 유도하는 한편, 정기적인 품질 평가를 통해 음식의 질을 높이도록 운영사를 독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즐거운 여행길의 추억이 되어야 할 휴게소가 ‘바가지요금’의 대명사가 되지 않도록 정부와 도로공사의 책임 있는 자세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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