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 출처 : 연합뉴스
한때 발 디딜 틈 없던 명동 거리. 사드 사태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텅 비었던 그 거리에 다시 한번 거대한 활기가 돌 것이라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약 8년 만에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면서, 서울 한복판이 기대감으로 들썩이고 있다. 다만 이번에 돌아올 손님들은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일 수 있다.
국내 유통업계가 단순히 사람 수를 늘리는 것을 넘어, ‘진짜 큰손’을 모시기 위한 치밀한 전략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 출처 : 연합뉴스
모든 움직임의 시작은 정부가 발표한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정책이다. 오는 29일부터 3인 이상 중국인 단체관광객은 비자 없이 15일간 한국에 머물 수 있게 됐다.
2017년 사드 사태로 인한 ‘한한령’ 이후, 국내 관광 및 유통업계는 기나긴 암흑기를 보내야 했다. 팬데믹까지 겹치며 거의 고사 상태에 이르렀던 업계에 그야말로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다.
하지만 당장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10월 1일~7일) 특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신중한 전망도 나온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연휴가 긴 여행은 보통 훨씬 전부터 계획하기 때문에, 지난 8월에 발표된 이번 정책의 효과가 즉각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그는 “한국이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다는 것 자체가 중국 여행 시장에 보내는 강력한 신호이기에, 연말부터는 관광객이 눈에 띄게 늘어날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 출처 : 연합뉴스
이번 손님맞이의 핵심은 ‘양보다 질’로의 전환이다. 과거 저가 쇼핑 수수료에 의존하던 ‘덤핑 관광’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유통업계는 씀씀이가 큰 ‘알짜 고객’ 모시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인 타깃은 ‘마이스(MICE)’로 불리는 비즈니스 단체 손님이다. 기업 포상 휴가나 국제 회의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는 이들은 일반 관광객보다 1인당 지출액, 즉 ‘객단가’가 3~4배나 높아 최고의 VIP로 꼽힌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이번 무비자 정책은 단순히 단체관광객을 확대하는 것을 넘어, 객단가가 높은 비즈니스 단체와 개별 여행객 유치로 이어지는 ‘질적 성장’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그 의미를 설명했다.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 출처 : 연합뉴스
가이드의 깃발 대신 스마트폰을 들고 맛집과 명소를 찾아다니는 ‘개별 자유여행객(FIT)’이 새로운 핵심 고객층으로 떠오른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들을 잡기 위해 업계는 특별한 체험과 맞춤형 혜택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무비자 입국 첫날 인천항에 들어오는 대형 크루즈 승선객을 대상으로 인기 화장품을 대폭 할인해주고, 롯데면세점은 한동안 중단했던 다이궁(중국인 보따리상)과의 거래를 재개하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백화점과 편의점도 마찬가지다. 롯데백화점은 특별 굿즈를 증정하고, GS25는 알리페이 결제 고객을 위한 대규모 경품 행사를 진행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 관광객들의 쇼핑 트렌드가 완전히 바뀐 만큼, 그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