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농업 기술의 해외 진출 / 출처 : 연합뉴스
몽골의 광활한 초원에서 황금빛 벼가 자랄 것이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40여 년간 수많은 실패를 거듭했던 몽골의 벼농사 꿈이 마침내 한국의 농업 기술을 통해 결실을 본 것이다.
몽골은 전통적으로 유목과 목축업을 중심으로 살아왔다. 그러나 최근 식생활이 서구화되고 곡물 소비가 늘면서 쌀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다.
문제는 몽골 내에서는 쌀이 전혀 생산되지 않아 전량을 수입에 의존해야 했다는 점이다. 몽골 정부는 40여 년 전부터 벼 재배를 시도했지만, 결과는 언제나 실패였다.
K-농업 기술의 해외 진출 / 출처 : 연합뉴스
가장 큰 장벽은 혹독한 자연환경이었다. 벼가 자랄 수 있는 기간이 한국에 비해 턱없이 짧고, 토양마저 염기성이 강한 알칼리성이라 벼 생육에 치명적이었다.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몽골 정부는 2023년, 농업 기술 강국인 한국에 공식적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구원투수로 나선 것은 농촌진흥청의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PIA) 몽골센터였다. 센터는 2년간의 철저한 환경 분석과 품종 선발 시험을 거쳐 몽골 맞춤형 재배 전략을 수립했다.
우선, 짧은 생육 기간을 극복하기 위해 늦게 심고 빨리 수확할 수 있는 조생종 품종인 한국의 ‘진부올벼’를 포함한 4종을 핵심 후보로 선정했다.
이러한 노력 끝에, ‘진부올벼’가 몽골의 혹독한 환경에 완벽히 적응해 낟알을 맺는 데 성공했다.
K-농업 기술의 해외 진출 / 출처 : 뉴스1
예상 수확량은 10a(아르)당 약 500kg으로, 이는 몽골의 쌀 자급자족 가능성을 연 중요한 전환점이다.
잠발체렌 몽골 식량농업경공업부 차관은 이번 성공에 대해, 앞으로 양국 기관이 긴밀히 협력해 벼 재배 면적을 점차 확대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국 농업 기술의 활약은 몽골을 넘어 전 세계로 확장되고 있다. 감자가 주요 먹거리인 파키스탄에서는 한국의 우량 씨감자 생산 기술이 전수돼 현지 농가의 소득을 크게 높였다.
K-농업 기술의 해외 진출 / 출처 : 뉴스1
더 나아가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스마트팜’ 기술은 K-농업의 대표적인 수출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사막 기후로 농업이 어려운 중동 지역에서 한국의 스마트팜 기술은 단비와 같다.
온도와 습도, 영양분까지 자동으로 제어하는 한국형 스마트팜은 현지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수출액이 2억 4100만 달러(약 3380억 원)를 돌파했다.
이처럼 한국은 각국의 환경과 필요에 맞는 맞춤형 기술을 패키지로 제공하며 글로벌 농업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 역시 2025년 농식품 산업 해외진출 지원에 6170억 원을 투입하며 이러한 흐름에 힘을 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