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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일하는데... "누워서 돈 버는" 얌체족의 충격

by 이콘밍글

병원과 짜고 치는 ‘가짜 입원’…
보험금 140억 원 줄줄 샜다
‘나이롱 환자’ 안 잡으면 보험료만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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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보험사기 기승 / 출처 : 연합뉴스


“크게 다치지 않으셨어도 무조건 입원부터 하세요. 합의금은 저희가 알아서 최대로 받아드립니다.”



가벼운 접촉사고 현장에 한 남성이 나타나, 명함을 건네며 운전자를 유혹한다. 병원에 이름만 올려놓고 평소처럼 일상생활을 해도 된다는 솔깃한 제안까지 덧붙인다.



최근 이처럼 병원과 브로커가 짜고 보험금을 타내는 조직적인 보험사기가 급증하면서 금융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합의금 미끼로 유혹… ‘나이롱 환자’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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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보험사기 기승 / 출처 : 연합뉴스


지난 9월 29일 금융감독원은 한 보험사기 사례를 공개하면서 세간을 충격으로 이끌었다.



배달원 B 씨는 경미한 후미추돌 사고를 당했다. 통원 치료로 충분했지만, 브로커 A 씨는 그에게 접근해 특정 한방병원에 입원할 것을 집요하게 권유했다.



“입원해야 합의금을 훨씬 많이 받을 수 있다”는 말과 함께, 입원 기간 동안 공진단이나 경옥고 같은 고가의 보약을 공짜로 제공하겠다는 제안도 했다.



결국 B 씨는 2주간 입원 수속을 밟았지만, 실제로는 병실에 머물지 않고 배달 일을 계속했다. 병원 측은 B 씨가 병실을 비운 사실을 알면서도 매일 치료받은 것처럼 서류를 조작해 보험사에 진료비를 청구했다.



이 과정에서 브로커 A 씨는 환자를 소개해준 대가로 병원으로부터 상품권과 공진단 등을 챙겼다. 결국 이들의 범죄 행각은 보험사의 조사로 덜미가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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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보험사기 기승 / 출처 : 연합뉴스


이처럼 의사의 제대로 된 진단 없이 허위로 입원하거나, 통원 치료가 충분함에도 불필요하게 입원하는 행태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병원의 치료비 과장 청구로 적발된 자동차 보험사기 금액은 올해 상반기에만 약 140억 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7억 원에 비해 무려 8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교묘해지는 수법, 피해는 선량한 가입자에게


보험사기의 수법은 날로 대담해지고 있다. 이미 숨진 사람을 교통사고 사망자로 둔갑시켜 3억 9천만 원의 보험금을 타내려다 적발된 사례도 있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6월까지 5년간 적발된 보험사기 금액만 무려 2조 6705억 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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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보험사기 기승 / 출처 :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이런 보험사기가 결국 선량한 보험 가입자들의 부담으로 이어진다고 경고한다.



보험사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지급되는 보험금이 늘어나면, 보험사는 손해를 메우기 위해 전체 가입자의 보험료를 인상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병원이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보험사기 제안에 응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합의금을 더 받으려다 보험사기 공범으로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달콤한 제안 뒤에 숨겨진 위험을 인지하고 단호히 거절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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