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아시아나 마일리지 통합 / 출처 : 연합뉴스
“피땀 흘려 모은 내 마일리지가 휴지 조각이 되는 건 아닐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소식 이후 수많은 아시아나 고객들이 품었던 불안감이 마침내 해소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30일 공개한 ‘마일리지 통합 방안’의 핵심은 ‘10년 유예’와 ‘가치 보존’이다.
아시아나 고객들은 합병 법인이 출범한 이후에도 무려 10년 동안, 보유한 마일리지를 지금과 동일한 기준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대한항공 아시아나 마일리지 통합 / 출처 : 연합뉴스
항공권 예매나 좌석 승급 시 공제 기준 역시 기존 아시아나 정책이 그대로 적용된다. 소비자들이 가장 우려했던 마일리지 가치 하락에 대해 정부가 강력한 제동을 건 셈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소비자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아도 기존 아시아나 마일리지의 가치가 실질적으로 1대 1로 보존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방안은 대한항공이 제출한 1차안을 공정위가 “소비자 보호에 미흡하다”며 퇴짜를 놓은 뒤 수정, 보완을 거쳐 나온 결과물이다.
이번 방안으로 소비자들은 선택지를 갖게 됐다. 결론부터 말하면, 대부분의 아시아나 고객은 마일리지를 급하게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전환할 필요가 없다.
대한항공 아시아나 마일리지 통합 / 출처 : 연합뉴스
특히 신용카드 사용 등으로 쌓은 ‘제휴 마일리지’는 대한항공으로 전환 시 1대 0.82 비율이 적용돼 18%가량 가치가 깎이는 손해를 본다. 비행 탑승으로 쌓은 마일리지만 1대 1로 전환된다.
따라서 아시아나 마일리지만 보유한 고객이라면, 10년의 기간 동안 여유를 갖고 기존처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
다만, 양사 마일리지를 모두 보유한 고객이라면 전환이 유용한 무기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대한항공 6만, 아시아나 2만 마일리지가 있다면,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전환해 합산함으로써 7만 마일리지가 필요한 미국행 항공권을 끊을 수 있다. 이처럼 두 마일리지를 합쳐야만 목표 달성이 가능할 때 전환을 신청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다.
대한항공 아시아나 마일리지 통합 / 출처 : 연합뉴스
아쉬운 점도 있다. 아시아나가 속했던 세계 최대 항공 동맹 ‘스타얼라이언스’에서는 더 이상 마일리지를 쓸 수 없게 된다.
하지만 대한항공이 단독 운항하는 59개 노선에서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게 돼 선택의 폭은 오히려 넓어졌다.
반가운 소식도 있다. 항공권을 살 만큼 마일리지가 충분치 않아 애매했던 ‘자투리 마일리지’의 활용도가 높아진다. 대한항공에서만 가능했던 ‘복합결제’ 방식이 도입돼, 항공권 가격의 최대 30%까지 마일리지를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공정위는 내달 13일까지 이번 통합 방안에 대한 국민 의견을 수렴한 뒤, 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