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임금 인상 요구 / 출처 : 연합뉴스
“15년을 일했는데 신입과 월급 차이가 고작 이게 맞나요?” 한때 ‘철밥통’으로 불리며 최고의 직장으로 꼽혔던 공무원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 9월 30일 국회에서 발표된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직 노동자에 대한 임금 실태조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이들의 평균 근속기간은 6.3년이었지만, 월평균 급여는 226만 8000원에 불과했다.
공무원 임금 인상 요구 / 출처 : 연합뉴스
특히 3년 이하 근무자의 평균 월급은 222만 원, 10년 넘게 일한 직원의 월급은 229만 6000원으로,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급여 인상 폭이 채 10만 원도 되지 않았다.
응답자의 93%는 근속수당 자체가 없다고 답해, 오래 일해도 보상이 거의 늘지 않는 구조임이 드러났다.
이러한 상황은 문체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공무원 19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무려 64.7%가 낮은 임금 때문에 이직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9급 공무원의 97.6%, 8급 공무원의 97.9%가 자신의 급여가 낮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이는 이들의 월급이 사실상 최저임금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 임금 인상 요구 / 출처 : 연합뉴스
낮은 보수는 젊은 인재들의 공직 외면 현상으로 직결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지방공무원 9급 공채 시험 경쟁률은 8.8대 1로, 최근 5년 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과거 수십,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을 자랑하던 시절은 옛말이 된 것이다.
이러한 인력 유출은 결국 국민을 향한 행정 서비스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공공연대노조 문체부지부의 김정환 지부장은 “10년을 일해도 최저임금 수준에 머무는 현실이 많은 동료를 떠나게 만들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이 문화행정의 기반을 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무원 임금 인상 요구 / 출처 : 연합뉴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정부도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월 국무회의에서 “어렵게 시험에 합격하고도 퇴직하는 젊은 공무원이 많다”며 “보수가 적어서 그런 것 아니냐”고 지적, 처우 개선을 직접 지시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25년 공무원 임금을 3.5% 인상하고, 2027년까지 9급 초임 공무원의 월급을 300만 원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현장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공무원 노동계는 3.5% 인상으로는 현재의 낮은 임금 수준과 민간 기업과의 격차를 해소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단순한 임금 인상을 넘어, 오래 일한 공무원에게 합당한 보상을 제공하는 근속수당 도입 등 근본적인 임금체계 개편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