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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220만원" 외면에 초유의 사태

by 이콘밍글

월평균 227만 원, 최저임금 수준
낮은 보수에 이직 고민 64.7%
정부, 부랴부랴 처우 개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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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임금 인상 요구 / 출처 : 연합뉴스


“15년을 일했는데 신입과 월급 차이가 고작 이게 맞나요?” 한때 ‘철밥통’으로 불리며 최고의 직장으로 꼽혔던 공무원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이 돈 받고는 못 버텨’…최저임금 수준의 월급


지난 9월 30일 국회에서 발표된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직 노동자에 대한 임금 실태조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이들의 평균 근속기간은 6.3년이었지만, 월평균 급여는 226만 8000원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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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임금 인상 요구 / 출처 : 연합뉴스


특히 3년 이하 근무자의 평균 월급은 222만 원, 10년 넘게 일한 직원의 월급은 229만 6000원으로,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급여 인상 폭이 채 10만 원도 되지 않았다.



응답자의 93%는 근속수당 자체가 없다고 답해, 오래 일해도 보상이 거의 늘지 않는 구조임이 드러났다.



이러한 상황은 문체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공무원 19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무려 64.7%가 낮은 임금 때문에 이직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9급 공무원의 97.6%, 8급 공무원의 97.9%가 자신의 급여가 낮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이는 이들의 월급이 사실상 최저임금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떠나는 청년들, 흔들리는 공직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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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임금 인상 요구 / 출처 : 연합뉴스


낮은 보수는 젊은 인재들의 공직 외면 현상으로 직결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지방공무원 9급 공채 시험 경쟁률은 8.8대 1로, 최근 5년 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과거 수십,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을 자랑하던 시절은 옛말이 된 것이다.



이러한 인력 유출은 결국 국민을 향한 행정 서비스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공공연대노조 문체부지부의 김정환 지부장은 “10년을 일해도 최저임금 수준에 머무는 현실이 많은 동료를 떠나게 만들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이 문화행정의 기반을 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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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임금 인상 요구 / 출처 : 연합뉴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정부도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월 국무회의에서 “어렵게 시험에 합격하고도 퇴직하는 젊은 공무원이 많다”며 “보수가 적어서 그런 것 아니냐”고 지적, 처우 개선을 직접 지시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25년 공무원 임금을 3.5% 인상하고, 2027년까지 9급 초임 공무원의 월급을 300만 원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현장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공무원 노동계는 3.5% 인상으로는 현재의 낮은 임금 수준과 민간 기업과의 격차를 해소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단순한 임금 인상을 넘어, 오래 일한 공무원에게 합당한 보상을 제공하는 근속수당 도입 등 근본적인 임금체계 개편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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