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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엔 사형감" 이 대통령 발언에 업계 술렁

by 이콘밍글

살인적인 밥상 물가, OECD 2위 불명예
결국 칼 빼 든 정부, 업계는 ‘좌불안석’
보여주기식 압박? 실효성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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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식료품 물가 / 출처 : 연합뉴스 (좌) 뉴스1 (우)


“조선 시대엔 매점매석하면 사형시켰다.” 서슬 퍼런 경고가 시장을 얼어붙게 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밥상 물가에 결국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서 칼을 빼 든 것이다.



단순한 물가 관리를 넘어, 가격 담합 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한 정부의 초강수에 식품업계는 그야말로 ‘초비상’ 상태에 빠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최근 발표한 통계는 충격적이다. 구매력을 기준으로 환산한 한국의 식료품 물가 수준은 38개 회원국 중 스위스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OECD 평균보다 47%나 비싼 것으로, 미국이나 일본,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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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식료품 물가 / 출처 : 연합뉴스


지난 5년간 식료품 물가 누적 상승률 역시 20%를 넘어서며 서민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


밥상 물가 공포, OECD 2위의 ‘불명예’


통계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물가 상승률은 두 달 만에 다시 2%대로 올라섰다.



특히 달걀값은 9.2%나 급등하며 3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고, 빵(6.5%), 커피(15.6%) 등 가공식품의 오름세도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시민들이 매일 장을 보며 느끼는 체감 물가는 공식 통계를 훨씬 웃도는 실정이다. ‘장보기가 겁난다’는 서민들의 비명이 단순한 엄살이 아님이 통계로 증명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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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식료품 물가 / 출처 : 연합뉴스


결국 정부가 직접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유통 구조나 비정상적 시스템 때문에 생기는 구조적인 문제를 철저히 챙겨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그는 “고삐를 놔주면 시장에서 담합하고 폭리를 취하는 것”이라며 “조선 시대에 매점매석하면 사형시켰다”는 강력한 발언으로 업계를 압박했다.



이는 단순한 경고를 넘어 가격 인상 과정의 불공정 행위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검찰은 지난달 설탕 가격 담합 혐의로 주요 제당업체들을 압수수색하며 정부의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줬다.


식품업계 ‘초긴장’… 실효성엔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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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식료품 물가 / 출처 : 연합뉴스


대통령의 강경 발언에 식품업계는 숨을 죽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인상 요인이 분명 있지만, 지금 같은 분위기에서 가격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라며 정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범부처 물가 대책을 마련하며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수입 품목 할당관세 확대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강압적인 개입이 시장 원리를 해칠 수 있으며, 근본적인 유통 구조 개선 없이는 ‘반짝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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