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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쿠폰 효과" 기쁨도 잠시... 밝혀진 충격적 진실

by 이콘밍글

정부, 소비쿠폰 효과에 ‘고용 회복’ 자평
현실은 제조업·청년층 ‘고용 한파’ 여전
양질의 일자리 대신 단기 일자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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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쿠폰과 고용회복 / 출처 : 연합뉴스 (좌) 게티이미지뱅크 (우)


“취업자 수가 19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늘었다.” 정부가 17일 발표한 9월 고용동향은 표면적으로 반가운 소식이었다.



하지만 많은 국민, 특히 일자리를 찾는 청년들과 현장에서 땀 흘리는 제조업 종사자들은 이 숫자에 좀처럼 공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정부가 푼 돈이 만들어낸 단기적인 효과에 가려,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들이 더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쿠폰이 만든 ‘숫자의 착시’


이번 고용 회복의 가장 큰 이유로 정부는 지난 7월부터 지급된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꼽는다. 얼어붙은 소비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국민에게 돈을 풀어 내수 경기를 살리겠다는 취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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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쿠폰과 고용회복 / 출처 : 연합뉴스


실제로 효과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기획재정부가 KDI의 분석을 인용해 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쿠폰 지급 후 6주 동안 사용이 가능한 업종의 매출은 평균 4.93% 증가했다.



사람들이 지갑을 열자 식당, 옷가게, 미용실 등 골목상권이 오랜만에 활기를 띠었다.



이는 곧바로 고용 시장으로 이어져 도소매업 취업자는 2만 8천 명, 숙박·음식점업은 2만 6천 명이 늘어나는 결과로 나타났다.



특히 도소매업의 증가는 2017년 11월 이후 가장 큰 폭이었다. 소상공인들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업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전체 취업자 수를 끌어올린 것이다.


무너지는 ‘경제 허리’, 설 곳 잃는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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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쿠폰과 고용회복 / 출처 : 연합뉴스


하지만 문제는 이런 훈풍이 우리 경제의 일부에만 국한되었다는 점이다. 국가 경제의 근간이자 ‘진짜 일자리’로 불리는 제조업과 건설업의 상황은 정반대였다.



같은 기간 제조업 일자리는 6만 1천 개나 사라지며 15개월째 감소세를 멈추지 못했고, 건설 현장 역시 8만 4천 개의 일자리가 증발했다.



나라의 허리와도 같은 핵심 산업들이 계속해서 약해지고 있는 위험 신호다.



더욱 뼈아픈 현실은 미래 세대인 청년층이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다는 사실이다. 15세에서 29세 사이 청년 취업자는 무려 14만 6천 명이나 급감하며 모든 연령대 중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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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쿠폰과 고용회복 / 출처 : 연합뉴스


소비쿠폰으로 생긴 일자리가 대부분 단기적이거나 낮은 임금의 서비스업에 집중되다 보니, 안정적인 미래를 꿈꾸는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와는 거리가 멀었던 셈이다.



결국 30대와 60세 이상 고령층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취업자가 줄었다는 사실은 이번 고용 회복이 ‘속 빈 강정’일 수 있음을 명백히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정부의 소비 진작책은 급한 불을 끄는 데는 일부 성공했지만, 우리 경제의 체질을 바꾸지는 못했다.



제조업의 붕괴와 청년 실업이라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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