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아시아의 용 추락... 22년 만의 '굴욕'

by 이콘밍글

한때 앞서갔던 대만에 역전 허용
IMF, 한국 1인당 GDP 순위 하락 전망
저성장, 환율, 인구 삼중고가 원인

gdp-per-person-in-Korea-001-1024x576.jpg

한국의 1인당 GDP 순위 / 출처 : 뉴스1


“믿기 힘든 결과다.” 대한민국 경제에 경고등이 켜졌다. 한때 ‘아시아의 네 마리 용’으로 함께 경쟁했던 대만에 1인당 국민소득에서 22년 만에 따라잡힐 것이라는 충격적인 전망이 나왔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발표한 자료는 한국 경제가 마주한 냉혹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22년 만에 뒤집힌 순위표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한 나라의 경제 수준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국가가 벌어들인 모든 소득을 인구수로 나눈 값으로, 국민이 평균적으로 얼마나 잘사는지를 가늠하는 척도다.



August-export-performance-was-strong-1024x576.jpg

한국의 1인당 GDP 순위 / 출처 : 연합뉴스


지난 15일 IMF가 내놓은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1인당 GDP는 3만 5,962달러로 예상된다.



이는 세계 197개국 중 37위에 해당하는 수치로, 지난해 34위에서 세 계단이나 내려앉은 결과다.



더욱 뼈아픈 소식은 대만의 약진이다. IMF는 대만의 1인당 GDP가 올해 3만 7,827달러를 기록하며 세계 35위로 올라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 전망이 현실화되면, 한국은 2003년 대만을 앞지른 이후 22년 만에 처음으로 역전을 허용하게 된다.



문제는 이러한 격차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IMF는 대만이 반도체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에 힘입어 2026년에는 1인당 GDP 4만 달러를 돌파하고, 2030년에는 5만 달러 고지까지 넘볼 것으로 분석했다.



newborns-huge-gifts-shock-public-3-1024x702.jpg

한국의 1인당 GDP 순위 / 출처 : 연합뉴스


반면 한국의 순위는 2029년 41위까지 계속해서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은 세 가지 문제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경제 성장의 동력이 눈에 띄게 약해졌다는 점이다.



건설, 제조업 등 한국 경제를 이끌던 핵심 산업들이 부진에 빠졌고, 얼어붙은 소비 심리로 내수 시장마저 활력을 잃었다.



‘환율’ 역시 중요한 변수다. 1인당 GDP는 각 나라의 화폐가 아닌 미국 달러를 기준으로 계산한다. 따라서 원화의 가치가 떨어지면(환율 상승), 실제 소득이 그대로라도 달러로 바꿨을 때의 금액은 줄어든다.



IMF-warns-of-low-economic-growth-1024x768.jpg

한국의 1인당 GDP 순위 / 출처 : 뉴스1


최근 계속되는 원화 약세가 통계상 우리의 소득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낳고 있다.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과 빠른 고령화 속도도 한국 경제의 미래를 어둡게 한다. 일할 수 있는 젊은 세대(생산가능인구)는 급격히 줄어드는 반면, 사회가 부양해야 할 노년층은 빠르게 늘고 있다.



이는 국가 전체의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복지 비용 부담을 가중시켜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갉아먹는 심각한 문제다.



이러한 인구 구조의 변화가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근본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이젠 안전하다 믿었던 '이것'마저 흔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