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1인당 GDP 순위 / 출처 : 뉴스1
“믿기 힘든 결과다.” 대한민국 경제에 경고등이 켜졌다. 한때 ‘아시아의 네 마리 용’으로 함께 경쟁했던 대만에 1인당 국민소득에서 22년 만에 따라잡힐 것이라는 충격적인 전망이 나왔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발표한 자료는 한국 경제가 마주한 냉혹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한 나라의 경제 수준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국가가 벌어들인 모든 소득을 인구수로 나눈 값으로, 국민이 평균적으로 얼마나 잘사는지를 가늠하는 척도다.
한국의 1인당 GDP 순위 / 출처 : 연합뉴스
지난 15일 IMF가 내놓은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1인당 GDP는 3만 5,962달러로 예상된다.
이는 세계 197개국 중 37위에 해당하는 수치로, 지난해 34위에서 세 계단이나 내려앉은 결과다.
더욱 뼈아픈 소식은 대만의 약진이다. IMF는 대만의 1인당 GDP가 올해 3만 7,827달러를 기록하며 세계 35위로 올라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 전망이 현실화되면, 한국은 2003년 대만을 앞지른 이후 22년 만에 처음으로 역전을 허용하게 된다.
문제는 이러한 격차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IMF는 대만이 반도체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에 힘입어 2026년에는 1인당 GDP 4만 달러를 돌파하고, 2030년에는 5만 달러 고지까지 넘볼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의 1인당 GDP 순위 / 출처 : 연합뉴스
반면 한국의 순위는 2029년 41위까지 계속해서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경제 성장의 동력이 눈에 띄게 약해졌다는 점이다.
건설, 제조업 등 한국 경제를 이끌던 핵심 산업들이 부진에 빠졌고, 얼어붙은 소비 심리로 내수 시장마저 활력을 잃었다.
‘환율’ 역시 중요한 변수다. 1인당 GDP는 각 나라의 화폐가 아닌 미국 달러를 기준으로 계산한다. 따라서 원화의 가치가 떨어지면(환율 상승), 실제 소득이 그대로라도 달러로 바꿨을 때의 금액은 줄어든다.
한국의 1인당 GDP 순위 / 출처 : 뉴스1
최근 계속되는 원화 약세가 통계상 우리의 소득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낳고 있다.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과 빠른 고령화 속도도 한국 경제의 미래를 어둡게 한다. 일할 수 있는 젊은 세대(생산가능인구)는 급격히 줄어드는 반면, 사회가 부양해야 할 노년층은 빠르게 늘고 있다.
이는 국가 전체의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복지 비용 부담을 가중시켜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갉아먹는 심각한 문제다.
이러한 인구 구조의 변화가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근본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