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K-관광 망조? 대통령도 분노한 실태

by 이콘밍글

손님을 ‘봉’으로 보는 상술,
결국 국내 여행 외면으로
정부 차원 대책 시급하다

domestic-travel-rip_off-charges-001-1024x576.jpg

K-관광 바가지요금 / 출처 : 연합뉴스


“이게 1만 원이라고?” SNS에 올라온 사진 한 장이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었다. 축제 현장에서 터무니없는 가격에 팔리는 음식 사진에 국민적 공분이 들끓었다.



이는 비단 한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전국 각지 축제와 관광지에서 반복되는 바가지요금이 국내 여행의 발목을 잡는 고질병으로 자리 잡고 있다.


“축제인가, 약탈인가?”… 1만원 닭강정에 180만원 숙박비


최근 경남 진주 남강유등축제 현장에서 찍힌 닭강정 사진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1만 원이라는 가격이 무색하게, 상자 바닥이 보일 정도로 적은 양의 닭강정과 감자튀김 몇 조각이 전부였다.



%EB%B0%94%EA%B0%80%EC%A7%80%EC%9A%94%EA%B8%88-2-1024x576.jpg

K-관광 바가지요금 /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비판이 거세지자 진주시는 지난 16일, 해당 업체를 즉각 퇴출하는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



시 관계자는 “현장 단속과 서비스 품질 관리를 강화해 관광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시민들의 마음은 돌아선 뒤였다.



부산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오는 11월 부산불꽃축제를 앞두고 광안리 해수욕장 인근 숙박업소들은 하룻밤에 180만 원을 요구하는 등 폭리를 취하고 있다. 이는 평소 주말 요금인 20만~30만 원의 6배가 넘는 금액이다.



심지어 축제 티켓마저 온라인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수십만 원의 웃돈이 붙어 거래되는 실정이다.



부산시는 가격을 표시하지 않거나 다르게 받는 경우에만 단속이 가능하다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EA%B5%AD%EB%82%B4%EC%97%AC%ED%96%89-4-1024x695.jpg

K-관광 바가지요금 / 출처 : 연합뉴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국무회의에서 “사소한 이익을 탐하다가 전체를 망칠 수 있다”며 “공공의 피해가 큰 만큼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차라리 해외 간다”… 만족도 추락, 원인은 ‘물가’


이러한 바가지요금은 결국 국내 여행에 대한 외면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 한국경제인협회가 발표한 설문조사는 충격적인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국내 여행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8.3점으로, 해외여행 만족도 8.7점보다 낮게 나타났다.



%EA%B5%AD%EB%82%B4%EC%97%AC%ED%96%89-5-1024x682.jpg

K-관광 바가지요금 / 출처 : 연합뉴스


국내 여행에 만족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응답자의 45.1%가 ‘높은 관광지 물가’를 꼽았다. ‘특색 있는 콘텐츠 부족’이 그 뒤를 이었지만, 물가 문제와는 격차가 컸다.



전문가들은 국내 여행 활성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로 ‘바가지요금 방지를 위한 제도적 관리 강화’를 꼽았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국내 여행의 매력을 높이는 노력이 시급하다”며 “이는 내수 부진을 완화하고 지역 경제를 살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축제를 즐기러 온 관광객이 ‘봉’이 되는 악순환을 끊어내지 못한다면, 국내 관광 산업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80년 전 명차의 부활? 태양광으로 1만km 주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