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택시/출처-테슬라
테슬라가 완전자율주행(FSD) 기능을 통해 향후 운전 중 문자 메시지 송수신을 허용할 계획이라고 밝혀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11월 6일(현지시간) 열린 주주총회에서, “한두 달 안에 FSD를 이용한 문자 주고받기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미국을 포함한 다수 지역에서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이 불법인 상황에서, 이를 어떻게 실현할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테슬라의 이번 발표는 그동안 반복돼 온 FSD 관련 발언의 연장선상에 있다. 머스크는 지난 몇 년간 매년 “곧 완전한 자율주행이 실현될 것”이라고 밝혀왔지만, 아직까지는 상용화되지 않았다.
이번에도 그는 “비감독 FSD까지 몇 달 남았다”고 밝혔지만, 일정을 2026년으로 미룰 수 있다는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같은 계획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테슬라가 FSD가 작동하는 동안 차량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직접 져야 한다. 이는 현재의 ‘감독 하 자율주행’에서 ‘비감독 자율주행’, 즉 SAE 기준으로 레벨 3 이상으로 도약해야 가능하다.
그러나 현재까지 테슬라가 이러한 수준의 자율주행에 대한 규제 승인이나 법적 지위를 확보했다는 공식적인 근거는 없다.
테슬라 기가팩토리/출처-연합뉴스
현재 미국에서 SAE 레벨 3 자율주행 차량의 상용화에 성공한 제조사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유일하다.
이 업체는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일부 고속도로 구간에서 해당 기술의 상용 운행을 허가받았다. 반면 테슬라는 아직까지 비감독 자율주행에 대한 법적·제도적 인정을 받지 못한 상태다.
일부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FSD 기능 활성화 중 문자 송수신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운전자 감시 시스템을 수정할 수 있다는 가능성울 제기했다. 그러나 이는 차량 사고 발생 시 책임 문제를 명확히 할 수 없어, 자칫 테슬라가 법적 리스크를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머스크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문자 기능 허용과 관련해 “데이터를 살펴본 후 결정할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나 규제 당국과의 협의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실제로 ‘운전 중 문자’가 가능해질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사이버트럭/출처-테슬라
테슬라는 자율주행 기술의 안전성을 둘러싼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그동안 FSD 기능이 실제로 얼마나 안전한지에 대한 신뢰할 만한 데이터는 거의 공개된 바 없다.
테슬라는 분기마다 ‘오토파일럿 안전 보고서’를 통해 자사 차량의 주행 거리 대비 사고 건수를 발표하지만, 이는 에어백이 전개된 사고에 한정된다. 경미한 사고나 전체 주행 거리(VMT)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테슬라 로보택시/출처-테슬라
또한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은 주로 고속도로와 같은 제한된 구간에서만 작동되며 상대적으로 사고 발생 가능성이 낮은 환경에서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 외에도 테슬라 차량 운전자 대부분이 기술에 익숙한 고소득층이라는 특성상, 일반 운전자군과의 사고율 비교는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공개된 텍사스 오스틴 지역의 로보택시 프로그램 자료에 따르면 테슬라 자율주행 차량은 약 6만 2500마일마다 한 번의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차량 내 안전 모니터가 장착된 상태에서도 발생한 수치이며 경쟁사 웨이모가 제공하는 로보택시 서비스와 비교되기도 한다.
테슬라 로고/출처-뉴스1
테슬라의 ‘운전 중 문자 허용’ 계획은 자율주행 기술의 상용화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법적·안전성 문제가 뚜렷하게 존재함을 보여주고 있다.
머스크의 발표 이후 교통당국과 규제 기관들의 반응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