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X/출처-지커
중국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가 초대형 하이퍼 SUV ‘9X’를 공개한 지 단 1시간 만에 4만 2000대의 사전계약을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1381마력이라는 슈퍼카급 성능과 초고속 충전, 경쟁 브랜드를 압도하는 크기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운 이 모델은, 내년 한국 시장 진출도 예고돼 국내 완성차 업계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 지리자동차 그룹 산하 프리미엄 브랜드 지커가 선보인 9X는 전장 5.2m, 휠베이스 3.2m에 달하는 초대형 SUV다.
메르세데스-벤츠 GLS보다 길고 롤스로이스 컬리넌에 버금가는 휠베이스를 갖춘 이 차량은 6인승 3열 구조를 채택해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제공한다.
9X/출처-지커
디자인도 눈길을 끈다. 전면부에는 수직 크롬 그릴과 ‘ㄷ’자형 주간주행등이 고급감을 강조한다. 후면에는 4만개 이상의 다이아몬드 커팅 유닛이 적용된 테일램프가 장착됐다.
실내는 ‘움직이는 라운지’에 가깝다. 2열 독립 시트, 22개 포인트 마사지 기능, 17인치 천장형 모니터와 47인치 AR 헤드업 디스플레이까지 탑재돼 항공기 비즈니스 클래스급 안락함을 지향한다.
9X/출처-지커
성능은 슈퍼카 수준이다. 최상위 트림 기준 3개의 전기모터가 탑재돼 최고 출력 1381마력, 최대 토크 1500Nm을 발휘하며 3톤에 육박하는 차량을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1초 만에 가속시킨다.
전기차 전용 PHEV 시스템 기반으로 설계돼 70kWh 배터리를 사용하고, 전기모드만으로 380km를 주행할 수 있다. 총주행거리는 1000km가 넘는다.
또한 900V 고전압 충전 시스템을 통해 9분 만에 배터리의 80%를 충전할 수 있는 기능도 갖췄다. 여기에 듀얼 챔버 에어 서스펜션, 5개의 라이다 센서를 활용한 자율주행 보조 기술 ‘God’s Eye B 시스템’ 등도 적용됐다.
9X/출처-지커
지커 9X는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보조 기술도 갖췄다. 고해상도 라이다 센서와 고성능 칩셋을 통해 고속도로, 도심 주행에서 자율 기능을 제공하며 OTA(무선 업데이트) 기능으로 기능 확장이 가능하다.
고효율 에너지 회생 시스템과 배터리 관리 기술도 포함돼 장거리 주행 시 전력 손실을 줄였다.
가격은 중국 기준 46만 5900~55만 9900위안(한화 약 9540만~1억 1470만 원)으로 책정됐다.
제네시스 GV80의 풀옵션 모델이나 독일 프리미엄 SUV들의 중간 트림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출력, 크기, 사양에서 한참을 웃도는 성능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가격 경쟁력도 돋보인다.
지커의 한국 시장 진출은 이미 초읽기에 들어갔다. 올해 2월, ‘지커인텔리전트테크놀로지코리아’ 법인을 국내에 설립하고, 서울 강남에 사무실을 마련한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지커는 2026년 6월부터 본격적인 판매를 목표로 준비 중이며 이미 딜러사 임원진을 중국 본사로 초청해 설명회를 진행했다. 서울 서초 등 강남권에 4~5개의 전시장 개설을 계획하고 있다.
국내 출시 예정 모델은 왜건형 EV ‘001’, 중형 SUV ‘7X’ 등이 유력하며 이후 9X가 순차적으로 투입될 전망이다.
반면, 미국 브랜드 포드는 국내 시장에서 30년 만에 법인을 철수했다. 포드는 지난 10월 말 법무 업무를 종료하고, 대부분의 인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존 딜러 체계를 유지하면서 판매는 지속할 예정이다.
9X/출처-지커
지커의 국내 진출은 수입차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존 유럽, 미국 브랜드 중심의 수입차 시장에 중국 전기차 브랜드가 정면으로 진입하며 경쟁 구도가 급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