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닉스/출처-쉐보레
쉐보레가 과거의 실패를 딛고 이름까지 되살렸다. ‘코나’, ‘셀토스’ 등으로 포화된 콤팩트 SUV 시장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제너럴모터스(GM)는 ‘2027 쉐보레 소닉 크로스오버’를 공식 발표하고, 브라질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쉐보레는 2027년형 신차의 정식 명칭을 ‘소닉(Sonic)’으로 확정하고, 이를 남미 최대 시장인 브라질에서 처음 선보이기로 했다.
2027 소닉 티저/출처-쉐보레
GM 남미 지부는 지난 3개월간의 티저 캠페인 이후 2027년형 쉐보레 소닉 크로스오버를 공식 발표했다.
이번에 공개된 소닉은 쉐보레가 5년 전 단종시켰던 ‘소닉’이라는 글로벌 모델명을 다시 꺼내든 프로젝트다. 2010년 미국에서 첫 출시된 소닉은 2020년 단종됐지만, 이번 크로스오버 모델을 통해 전혀 새로운 형태로 재등장하게 됐다.
GM 남미 사장 산티아고 차모로는 “소닉은 혁신성과 현대성을 담은 새로운 세대를 위한 차량”이라고 소개했다.
새로운 소닉은 브라질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쉐보레 오닉스’ 해치백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2027 소닉 프로토타입/출처-쉐보레
그러나 외관 디자인은 전면과 후면 모두 전혀 다른 스타일로 바뀌었다. 2단 구조의 헤드램프와 근육질의 펜더, 루프 레일, 그리고 전후 범퍼 디자인이 기존 해치백과는 명확히 구분된다고 GM은 설명했다.
카모플라주 상태로 처음 포착된 시제품은 쉐보레의 최신 글로벌 디자인 언어가 적용된 모습이었다. 후미등은 LED 스트립 형태로 얇게 디자인됐고, 차체는 지상고를 높여 SUV 특유의 강인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차체는 오닉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했지만, 쉐보레 측은 이 차량을 ‘쿠페형 SUV’로 정의하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신형 소닉은 브라질의 연료 소비 형태에 맞춘 플렉스 퓨얼 시스템이 적용된다.
기본형에는 1.0리터 3기통 자연흡기 엔진이, 상위 모델에는 동일 배기량의 터보 엔진이 탑재될 예정이다. 자연흡기 엔진은 가솔린 사용 시 80마력, 에탄올 사용 시 82마력을 발휘하며 6단 수동변속기와 결합된다.
터보 엔진은 연료 종류와 상관없이 115.5마력을 내며, 수동 또는 6단 자동변속기를 선택할 수 있다.
2020 소닉/출처-쉐보레
전륜구동만 제공되는 구동 방식도 주목된다. 이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연비 효율성을 고려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GM은 이번 모델을 통해 쿠페형 SUV라는 새로운 세그먼트에 진입하며 브랜드 내 소형 SUV 라인업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신형 소닉은 브라질 그라바타이(Gravataí) 공장에서 전량 생산되며 2026년 초 데뷔를 거쳐 같은 해 2분기부터 본격 판매될 예정이다.
브라질 외 남미 내 다른 국가들과 일부 개발도상국으로의 수출도 예정돼 있다. GM은 소닉을 통해 기존 쉐보레 SUV 포트폴리오에서 공백이었던 ‘엔트리 쿠페형 SUV’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해 GM 측은 “브랜드의 일관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각 시장에 맞는 모델을 제공하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앞서 ‘캡티바’나 ‘스파크’와 같이 과거 모델명을 재활용해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는 움직임과도 궤를 같이한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상징적인 부분은 ‘소닉’이라는 이름의 부활이다.
5년 만에 돌아온 이번 소닉은 해치백이나 세단이 아닌 크로스오버 SUV로 새로운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2020 소닉/출처-쉐보레
GM 남미는 “이번 소닉은 젊음, 경쾌함, 신뢰라는 이미지를 함께 담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과거 소닉은 가격 대비 성능을 앞세워 젊은 소비자층에게 인기를 끌었던 모델이었다.
이번에도 ‘소닉’이라는 이름이 소비자에게 친숙한 브랜드 이미지를 환기시키는 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재로서는 브라질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향후 시장 반응에 따라 글로벌 확대 가능성도 언급됐다. 쉐보레는 이번 신차가 새로운 세대의 요구를 반영한 전략 모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