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 9/출처-현대차
현대자동차그룹이 전기차 배터리를 직접 개발하기 위한 거점을 국내에 구축한다.
지난 11월 기아 화성 전기차 공장, 10월 울산 수소연료전지 공장에 이은 세 번째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로, 1조 2천억 원이 투입되는 이 시설은 경기도 안성에 조성된다.
그룹 차원의 첫 배터리 특화 연구개발(R&D) 시설로, 전기차뿐 아니라 미래항공교통(AAM), 로보틱스 등 신기술 모빌리티에도 적용될 배터리 성능을 실증하는 역할을 맡는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11월 28일, 경기도 안성 제5일반산업단지에서 ‘미래 모빌리티 배터리 안성 캠퍼스’의 상량식을 열고 본격적인 공정에 돌입했다.
상량식은 건축물의 뼈대가 완성됐음을 알리는 행사로, 이날에는 양희원 현대차·기아 R&D본부장(사장), 김동욱 전략기획실장(부사장), 김창환 전동화에너지솔루션담당(부사장) 등 주요 경영진과 김동연 경기도지사, 윤종군 국회의원, 산업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현대차그룹 안성 배터리 캠퍼스 조감도/출처-연합뉴스
배터리 안성 캠퍼스는 총면적 약 19만 7000㎡, 연면적 약 11만 1000㎡ 규모로, 2026년 말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현재 공정률은 약 30% 수준이다. 현대차그룹은 이곳을 통해 배터리 기술의 독자 역량을 확보하고, 기존의 배터리 외주 구조에서 한발 더 나아간 ‘기술 내재화’를 실현할 계획이다.
양희원 사장은 “배터리 캠퍼스는 산업 간 기술 협업과 고도화를 촉진하는 시작점”이라며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전동화 시장을 선도하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V6/출처-기아
이 캠퍼스는 단순 연구시설을 넘어, 배터리 개발 전 과정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한다.
아이오닉 5/출처-현대차
남양연구소와 의왕연구소 등 기존 연구소들이 셀 설계와 공정 기술의 초기 검증을 담당해왔다면, 안성 캠퍼스는 실제 차량에 탑재 가능한 수준의 품질과 안정성을 종합적으로 검증하는 기능을 맡는다.
전극-조립-활성화 등 셀 제조 전 공정을 아우르는 첨단 설비가 구축되며 이를 통해 배터리 셀의 설계, 공정, 품질을 반복적으로 실증하게 된다.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주행거리연장형전기차(EREV) 등에 적용될 고성능 리튬이온 배터리 셀의 연구에 집중할 예정이다. 또한 로보틱스, AAM 등 차세대 모빌리티용 배터리 기술도 병행 개발된다.
연구개발 과정에 인공지능(AI) 기반의 예측 모델을 적극 도입해 배터리 성능과 안전성을 사전에 정밀하게 예측하는 디지털 검증 체계도 함께 구축된다. 시험 자동화와 데이터 해석 기술도 접목된다.
EV4/출처-기아
이번 배터리 안성 캠퍼스 구축은 현대차그룹이 국내에 추진 중인 전동화 전략의 핵심 기반 중 하나로, 배터리 기술 내재화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시도의 일환이다.
연구개발 역량을 한곳에 집중하고, 실제 차량에 적용 가능한 수준의 기술을 검증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함으로써, 향후 제품 품질과 개발 효율성 모두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