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리아 AI 자율주행/출처-42dot
현대자동차그룹의 자율주행 기술이 도심 주행과 고속 주행까지 소화하는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그룹 산하 소프트웨어 전문 계열사 포티투닷(42dot)은 12월 6일 자사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아트리아 AI’를 활용한 자율주행 영상 두 편을 공개하며 본격적인 기술 입증에 나섰다.
테슬라가 국내에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 기능을 탑재한 차량을 출시한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카메라 기반 자율주행 기술로 직접 대응에 나선 셈이다.
포티투닷은 6일 유튜브 채널에 자율주행과 자율주차 시연 영상을 각각 한 편씩 게재했다.
아트리아 AI 자율주행/출처-42dot
영상에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아이오닉 6’를 기반으로 한 시험 차량이 등장해 도심 교차로, 터널, 자동차 전용도로 등에서 안정적으로 주행하는 모습이 담겼다. 시속 100km 이상의 고속 주행과 함께, 주차장 진입 후 차량 및 보행자를 회피하고 빈 공간에 스스로 주차하는 장면도 포함됐다.
이 차량에 적용된 자율주행 인공지능 ‘아트리아 AI’는 포티투닷이 독자 개발한 기술로, 사람이 주행 규칙을 일일이 설정하는 대신 AI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판단·제어하는 ‘엔드 투 엔드(end-to-end)’ 방식으로 작동한다.
센서 구성은 카메라 8개, 레이더 1개로 이뤄진 비전 기반 구조이며 고가의 라이다나 고정밀 지도는 사용하지 않았다.
아트리아 AI 자율주행/출처-42dot
해당 기술은 2026년 3분기 출시 예정인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페이스카에 적용될 예정이다.
이는 기존 내연기관차에 장착된 수십 개의 제어기를 약 66% 줄이고, ‘HPVC’라는 통합 제어기를 중심으로 설계된 새로운 차량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다.
HPVC 도입 시 스마트폰처럼 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기능을 지속 개선할 수 있다.
아트리아 AI 자율주행/출처-42dot
이번 기술 공개는 테슬라가 지난달 국내에 미국산 모델S와 모델X에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 기능을 도입한 시점과 맞물리며 주목을 끌고 있다.
테슬라의 FSD는 여전히 운전자의 책임 아래 작동하지만, 복잡한 서울과 부산 도심에서도 자연스러운 주행을 구현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반향을 일으켰다.
업계에선 포티투닷이 이번 영상을 통해 카메라 기반 자율주행 기술에서도 테슬라에 뒤지지 않는 성과를 보였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행자와 장애물 인식 등 일부 기능은 개선 여지가 있으나, 고가의 라이다 없이도 주행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시연 영상은 포티투닷의 전 대표 송창현 사장의 사임 이후 제기된 조직 축소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송 전 사장은 현대차그룹 첨단차플랫폼(AVP) 본부장을 겸임했으며 사임 후 그룹의 자율주행 개발 의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아트리아 AI 자율주행/출처-42dot
포티투닷은 유튜브 댓글을 통해 “테슬라처럼 10년 이상 준비한 것은 아니며 인력과 예산도 부족하지만, 양산 준비를 본격화한 지 2년 반 만에 여기까지 왔다”며 “내년 SDV 차량의 완성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현대차그룹의 개발자 콘퍼런스 ‘플레오스 25’에서 공개된 내부 도로 주행 영상과 비교해도 이번 영상은 일반 도로에서의 주행 능력을 담고 있어 기술적 진일보를 보여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에 이어 자율주행 기술에서도 글로벌 기업들과의 정면 승부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번 시연 영상은 그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