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땅을 판다”.. 고속도로에 무슨 일이?

by 이콘밍글

지상 아래 고속도로, 80km 뚫는다
12조 원 투입…“안전이 최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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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지하화/출처-연합뉴스


지상 도로 아래로 또 다른 도로가 뚫린다.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가 추진하는 수도권 지하 고속도로 사업은 총 80.2km 길이에 사업비만 12조 원을 넘긴다.


사업은 도로 혼잡 해소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장거리 지하주행이 운전자의 시야 혼란과 사고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수도권 지하로 80km 고속도로 건설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는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2021~2025년)’에 따라 수도권 주요 구간에 지하고속도로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지하화 대상은 경부고속도로(용인~서울), 경인고속도로(인천~서울), 수도권제1순환선(구리~성남), 영동고속도로(용인~과천) 등 네 곳이다. 총 연장 80.2km, 추정 사업비는 12조 원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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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고속도로 지하화 구간/출처-뉴스1


이 중 수도권제1순환선 퇴계원 분기점에서 서판교 분기점까지의 30.5km 구간은 단일 사업으로는 최대 규모로, 사업비만 4조 6500억 원이 책정됐고 지난 7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또 경부고속도로 기흥IC~양재IC 26.3km 구간은 3조 8000억 원, 경인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 구간은 각각 1조 3800억 원, 2조 750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정부는 기존 도로 아래에 새로운 도로를 조성하는 ‘2층 고속도로’ 방식으로 도로 용량을 증대해 상습 정체를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도 지하도로 사업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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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도로 기흥IC~양재IC 구간 지하도로 조감도/출처-한국도로공사


이 같은 대규모 국가 사업 외에도 지방자치단체들도 지하도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시는 양재IC에서 고양시를 잇는 양재고양지하도로 사업을 민간제안방식으로 추진 중이며 이미 신월여의지하도로(7.5km)는 2021년 4월 개통해 운영 중이다.


하지만 도로가 늘어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도로공사 지하고속도로추진단 관계자는 “지하도로는 지상 교통량 분산뿐 아니라, 지상 공간의 새로운 활용이라는 간접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30km 넘는 터널, 안전이 최우선”

문제는 안전이다. 장대 지하도로는 주행 중 폐쇄감이 크고, 조명 패턴이 단조로워 운전자의 시각과 속도 인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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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양양터널/출처-한국도로공사


김현 한국교통대 교수는 “지하 주행은 단순히 공간 이동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운전자와 인프라가 모두 적응해야 하는 복합 교통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이진우 연세대 교수는 차량 간 속도 차이로 인한 사고 가능성을 경고하며 실시간 가변 단속과 위험물 차량 제한 등을 강조했다.


조계춘 한국터널지하공간학회장은 “장거리 터널 내 화재 시 연기 제어와 피난 유도가 생명과 직결된다”며 AI 기반 방재 시스템과 구조 동선 확보가 핵심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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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지하고속도로 사업 위치도/출처-한국도로공사


GPS가 끊기는 지하 환경에서 내비게이션 사용에 제약이 생긴다는 점도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다. 또, 복수 기관이 추진하는 노선들이 상호 연계될 경우, 의사결정 체계를 일원화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교통 흐름 개선을 위해 요금 체계 개편이나 수요관리 방식도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도로별·차량별 차등 요금이 교통량을 줄이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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