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청라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 사건 이후 벤츠코리아가 전기차 차주들을 대상으로 무상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배터리 하부에 작은 흠집이 발견된 차량에서 7000만 원에 달하는 배터리 교체 비용이 청구돼 논란이다.
전북 전주에 거주하는 A씨는 인천 청라 아파트 화재 사건 이후 벤츠코리아로부터 배터리 무상 점검 안내를 받고 EQE 350+ 차량을 서비스센터에 맡겼다.
그러다 점검 과정에서 배터리 하부에 깊이 3mm의 작은 흠집이 발견됐으며, 벤츠 측은 배터리를 통째로 교체해야 한다며 7000만 원의 수리비를 청구했다.
A씨는 “운전 중 차량 하부에 큰 충격을 받은 기억이 없었다”며 당황했다. 서비스센터 측에서는 “작은 철사 같은 물체에 의해 생긴 흠집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mm 이상의 손상이 발생할 경우 배터리 교체가 필요하다는 벤츠의 지침을 안내하며 교체를 권고했다. 또한 배터리 미교체 시 지침 상 출고가 불가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A씨는 차량 가격의 70%에 해당하는 교체 비용에 놀랐지만, 다행히 협의를 통해 배터리 교체 비용을 보험 처리할 수 있었다.
이 사건은 단순한 배터리 문제를 넘어 벤츠 전기차의 설계 및 안전성에 대한 신뢰성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A씨는 “고가의 프리미엄 전기차임에도 불구하고 배터리 보호막이 이렇게 쉽게 손상될 수 있다는 사실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EQE 350+ 모델은 배터리 보호 기능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으며, 국내 도로 환경에서 하체가 방지턱에 닿을 위험이 크다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앞서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EQS SUV와 EQA 모델의 고전압 배터리 보호막이 완벽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으나, 이번 사건으로 인해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배터리 교체 비용이 차량 가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데 있다. EQE 350+ 모델의 신차 가격이 약 1억 원인데 배터리 교체 비용이 무려 7000만 원에 달하는 것이다.
또한 보험사에서 배터리 교체로 인한 차량 가치를 고려해 전손 처리까지 검토하고 있어, A씨는 1억 원에 구매한 차량이 1년 만에 7000만 원으로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
일각에서는 벤츠 전기차의 배터리 교체 비용이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배터리 교체 지침 또한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가벼운 스크래치에도 배터리 전체를 교체해야 한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은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한편 이번 사건은 벤츠가 무상 점검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로, 점검이 오히려 소비자에게 큰 부담을 주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점에서 무상 점검 취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A씨는 “벤츠 코리아는 수입사라는 이유로 정비 문제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신뢰를 잃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