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기아의 레저용 차량(RV)이 전례 없는 성과를 거두며 누적 판매량 1~3위를 휩쓸고 있다. 특히 쏘렌토가 기아 차량으로는 처음으로 ‘베스트 셀링카’ 타이틀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7일 국내 완성차 5사의 판매량 집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동안 국내 누적 판매 순위는 1위 쏘렌토(6만7314대), 2위 카니발(6만2352대), 3위 스포티지(5만6063대)로 모두 기아 RV 모델이 차지했다.
현대차 싼타페(5만6042대)와 포터(5만3365대), 그랜저(5만1964대)는 뒤를 이었다.
기아가 톱3를 모두 석권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쏘렌토는 기아 및 RV 모델 최초로 연간 베스트 셀링카에 오를 것이 유력하다.
4분기 실적을 지켜봐야 하나, 쏘렌토와 카니발은 올해 1·2위를 확실히 굳힌 상황이다. 스포티지 역시 4위인 싼타페와 근소하지만 앞서는 상황이고 곧 상품성 개선 모델이 출시되는 만큼, 남은 기간 순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만약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기아는 국내 자동차 시장 역사상 처음으로 1∼3위를 독점하게 된다.
자동차 업계는 RV와 하이브리드차의 수요 증가가 기아의 강세를 이끈 주요 요인으로 보고 있다.
쏘렌토, 카니발, 스포티지 모두 하이브리드 모델을 보유하고 있어, 환경 문제와 경제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아가 2021년 브랜드 리브랜딩을 통해 혁신적인 이미지를 구축한 것도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SUV와 전기차의 강세, 시장 트렌드 변화
국내뿐만 아니라 수입차 시장에서도 SUV와 전기차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9월 수입차 판매량에서 메르세데스-벤츠가 E-클래스를 앞세워, 8월 대비 58.6% 증가한 8382대로 1위를 차지했다.
BMW는 7082대로 뒤를 이었고 컴팩트 SUV 벤츠 GLC가 931대로 3위를 차지하며 SUV의 인기를 재확인시켰다. 테슬라 모델 Y와 BMW X3 역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SUV와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E-클래스는 올해 누적 판매량에서도 1만7590대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BMW 5시리즈가 2위, 테슬라 모델 Y는 3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국내외 자동차 시장에서 세단보다 SUV와 친환경차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소비자들이 실용성과 경제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