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의 포터와 봉고가 수십 년간 독점해온 1톤 소형 트럭 시장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BYD의 1톤 전기트럭 T4K가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며 현대차와 기아에게 큰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
BYD T4K가 첫 출시된 지난해 4월 당시만 해도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불신과 편견이 컸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그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의 신차 등록 통계에 따르면 올해 9월 T4K는 전년 대비 237% 증가한 91대가 판매됐다. 올해 1~9월 누적 판매량은 384대에 이르며 이는 지난해 판매량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비록 1톤 전기트럭 시장에서 T4K의 점유율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빠른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상반기까지 2%에 머물던 점유율은 9월 6.2%까지 급등했다. 반면 현대차 포터 EV와 기아 봉고 EV는 판매량이 급락했다.
포터2 EV은 9월 986대가 판매돼 전년 동기 대비 24.8% 감소했고, 봉고3 EV는 443대로 37.3% 줄어들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T4K의 성공 요인
T4K의 빠른 성공 배경에는 몇 가지 주요 요인이 있다. 우선 주행 거리에서의 경쟁력이다.
T4K는 241km의 주행 거리를 제공하는 반면, 포터 EV와 봉고 EV는 211km 수준에 그친다. 상업용 트럭에서 주행거리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장거리 운행이 잦은 소비자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간다.
또한 T4K는 V2L(차량 외부 전력 공급) 기능을 제공해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 가능하다. 이 기능은 포터와 봉고에는 없는 차별화된 요소다.
T4K의 성장은 단순히 성능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GS글로벌은 전기트럭 구매를 원하는 소상공인에게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제공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 외 최대 900만 원을 추가 지원하며, 이를 통해 일부 지역에서는 차량의 실구매가가 1274만 원까지 내려간다.
또한 배터리 보증 기간을 기존 12만 km에서 15만 km로 연장하고 차량 내 인터넷 및 와이파이 서비스를 3년간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 다채로운 혜택을 마련했다.
충전 혜택 역시 풍부하다. 급속, 초급속 충전 구독 서비스를 6개월간 무상 제공하며, 선착순 10만 원 충전 포인트 지급 이벤트까지 진행 중이다. 이러한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은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요소가 되고 있다.
현대·기아의 대응과 전기트럭 시장의 변화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전환 속도가 더뎌지며 위기에 직면했다. 디젤 모델 단종 이후 LPG 및 전기차로의 원활한 전환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포터와 봉고의 판매량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1톤 소형 트럭 시장에서 수입차가 6%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T4K의 성공은 현대차와 기아에 큰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다. 주행 거리와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두 브랜드의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이며, 향후 이들의 대응 전략이 시장 지배력 유지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BYD T4K의 등장은 전기트럭 시장에서의 경쟁 구도를 재편하고 있다. 앞으로도 T4K의 판매량 증가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연 포터와 봉고가 이 도전을 어떻게 극복할지, 전기 소형 트럭 시장의 향후 전개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