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러닝은 힘들지만 더 뛰고 싶다...

20대 스포츠 러닝 브랜드 대표의 오늘...하루...

by 최민성

여름이 되자 러닝을 할 때마다 체력이 두 배는 더 소모되는 느낌이다.

30도를 웃도는 더운 날씨에 도로 위 아스팔트마저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여름 러닝은 항상 시작 전부터 망설임이 생긴다.


날씨 앱을 열어보고 "오늘은 좀 덜 덥네" 하고 위안을 삼곤 한다.

하지만 뛰기 시작한 지 10분 만에 생각이 완전히 바뀌어버린다.


"내가 대체 왜 이러고 있지?"라는 의문이 머릿속에 맴돈다.

한여름 러닝에서는 물병의 무게마저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이럴 때마다 "러닝은 장비빨"이라는 농담이 절로 떠오른다.

최대한 얇고 가벼운 러닝복을 입어도 덥기는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멋진 러닝 패션을 추구했지만, 결국 시원한 것이 최고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모자와 선글라스를 챙겨보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땀으로 범벅이 된다.

가끔 선크림이 눈에 들어가 고통스럽기도 하다.


여름철에는 평소보다 러닝의 만족감이 더 빠르게 찾아온다.

뛴 거리가 짧더라도 마치 풀코스를 완주한 듯 뿌듯해지곤 한다.


더운 날 달리는 사람들은 서로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다.

"우리 같은 러너들이 있기에 여름 러닝이 가능한 거야"라며 묘한 동지애를 느끼게 된다.

중간에 잠깐 그늘에서 쉬며 숨을 고를 때면 세상에 그늘이 존재하는 이유를 새삼 깨닫는다.


너무 더운 날에는 주로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에 러닝을 한다.

아침 일찍 일어나 뛰는 것이 좋다는 것은 알지만, 현실적으로 매일 그렇게 하기는 어렵다.

저녁 러닝을 하면 모기와의 전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달리다가 얼굴에 벌레가 붙는 것은 예삿일이다.

결국 이 또한 여름 러너가 겪는 필연적인 과정이라고 받아들이게 된다.


러닝이 끝나고 마시는 차가운 음료는 그야말로 천국의 맛이다.

물을 벌컥벌컥 마시다 보면, 살아 있다는 기분이 온몸으로 퍼진다.

운동 후 찬물 샤워를 하면 하루의 피로까지 말끔히 씻어내는 듯하다.

여름 러닝을 하다 보면 시원한 에어컨 아래서 누워 쉬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뼈저리게 느낀다.


러닝에 진심인 사람이라면, 계절이나 날씨와 상관없이 결국 달리게 된다.

덥고 힘들다는 것을 알면서도 러닝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 기분 좋은 고통을 경험한 사람만이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폭염에도 꾸준히 뛰다 보면 어느새 더위를 이겨내는 요령을 터득하게 된다.


자기 페이스대로 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알게 된다.

여름철에는 목표를 조금 낮추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너무 긴 거리나 속도에 집착하면 오히려 스트레스만 받을 수 있다.


"오늘도 뛰었다"는 성취감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달리기 앱의 기록을 보고 실망할 때도 있지만, 더운 날씨를 고려하면 나름 괜찮았다고 스스로 위로한다.


어쩌다 러닝을 하지 않은 날이면, 괜히 불안한 마음이 든다. 습관이 무섭다고 했던가.

결국 다음날 다시 신발 끈을 묶고 집 밖으로 나선다.

밖의 공기가 아무리 무거워도, 러닝화가 발에 닿는 순간 마음이 가벼워진다.

뛰다 보면 어느 순간 "그래, 오늘도 뛰길 잘했어"라는 생각이 든다.


한여름에는 물과 전해질 보충이 절대적이다.

가끔 러닝 중간에 편의점에 들러 이온음료를 마시는 것이 작은 행복이 된다.

가벼운 탈수 증상을 겪고 난 뒤부터는 음료수 하나를 손에 들고 뛰는 것도 익숙해졌다.

땀이 지나치게 나기 때문에 여름철 러닝에서는 수분 관리가 필수적이다.


햇볕이 강한 날에는 그늘이 있는 러닝 코스를 찾아 뛰는 편이다.

나무가 우거진 공원길이 있는 동네라면, 그곳이 최고의 러닝 장소가 된다.

사람들도 더운 날에는 굳이 길을 비켜주지 않아도 이해해주는 분위기다.

모두가 여름 러너의 어려움을 공감하기 때문일 것이다.


한편, 더위가 절정일 때는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다.

무리해서 러닝을 하다가 쓰러지면 말짱 도루묵이다.

여름 러닝의 목적은 기록 경신이 아니라 꾸준히 달리는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때로는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무리하지 않고 꾸준히 하는 것이 결국 오래가는 러닝 방법이다.


여름 러닝을 하면서 매년 느끼는 것은 역시 "시간은 빠르다"는 사실이다.

얼마 전까지 겨울 러닝복을 입었던 것 같은데 벌써 반팔 티셔츠 하나로 달리는 계절이 찾아왔다.

이렇게 매년 덥고 힘들게 러닝을 하지만, 결국 계절이 바뀌면 또 여름의 그 힘들었던 추억을 그리워할 것이다.


그렇기에 오늘도 뜨거운 태양 아래로 뛰어나간다. 덥다는 핑계로 러닝을 포기하기엔,

여름의 러닝은 분명 특별한 매력이 있다.

이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오면, 더 강해진 내 모습을 발견할 것을 믿으며 오늘도 땀으로 흠뻑 젖는다.

한 발 한 발 내딛을 때마다 "그래도 뛰길 잘했다"라고 생각한다.

결국 여름 러닝을 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힘들지만 그만큼 행복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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