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은 피고, 기억은 져서

by 윤슬하


그리도 기다리던 계절이 오면
함께하자던 약속의 끝에
나는 먼저 도착해 있었건만,
당신의 그림자조차
이 아름답고도 서글픈 계절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붉게 타오르는 이 꽃처럼,
나의 심장은
말하지 못한 그리움 끝에서
꽃망울을 터뜨렸습니다.

사라지는 기억 속에서
삶이 더는 그대를
아프게 하지 않기를,
오늘도 꽃잎 끝에 맺힌
슬픈 바람 한숨에
계절은
조용히 저물어 갑니다.


그대의 오늘은
저무는 기억 속
여전히 안녕하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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