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쟈마을

모든 감정들의 씨앗이 이름을 얻는 곳

by 윤슬하

“이곳에 태어난 모든 감정은 존재할 자격이 있다.”
ㅡ 감쟈월드 헌장 1조


수많은 감정이들이 잠들고 태어나고, 아직이가 조용히 숨 쉬고, 불안이와 다정이와 쉼이와 진심이 여러 감정 친구들이 태어나고, 함께 어울려 사는 진짜 고향 그곳이 바로 감쟈마을이다.


감쟈마을은 순환의 문 바로 안쪽, 감쟈 마음의 심층부로, 감정이들이 처음 눈을 뜨고 살아가는 마을로 무의식 대륙의 중앙 숲 속 계곡 안에 위치하구 있다.


달비를 좋아하는 나의 마음을 닮아, 늘 은은한 달빛, 잔잔한 별빛 가루가 흩날려 공기는 포근하고 말랑한 젤리구름 냄새가 난다. 바람은 내가 혼잣말할 때 불어와 속삭임을 담아가 감정친구들의 귓가에 살포시 흩날린다.


달비가 뿌린 예쁜 씨앗들이 꽃이 되어 피어나 항상 감쟈마을은 어둡지 않게, 그렇지만 조용히 빛난다. 갓 태어난 감정이들이 눈부시지 않게


<감쟈마을 구조>


1. 아직이의 둥지

아직이의 둥지는 마을 가장자리에 있는 안개 낀 둥근 방 모양을 하구 있다. 안엔 순환의 문에서 흘러온 씨앗들이 잠들어 있어서 감정이 될 순간을 기다리구 있다.

둥지 안에는 빛나는 씨앗 저장소, 씨앗일기 선반, 작은 램프 옆 털실 침대 등이 있어 아직이와 씨앗들이 무섭지 않고 다치지 않게 포근하게 감싸준다.


2. 감정이들의 공동 정원

감정이들이 다 같이 쉬고, 자기 이름을 되찾으며 자기감정의 꽃을 피우는 공간이다.

내가 감정이들을 꼬옥 안아준 기억이 남겨진 꽃잎이 여기서 자라나서 예쁜 감정이들이 된다.

불안이는 바람이 불 때 소리나는 풀밭 구석에 있고,
다정이는 따뜻한 벤치 옆에서 자주 노래한다. 그럼 기쁨이는 흥얼거리고, 상상이는 자주 노랫소리에 맞춰 예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아마, 감정이들의 기원에 관한 별자리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3. 진심이의 성소

진심이의 성소는 마을 중앙의 가장 조용하고 따뜻한 집이다.


오로라 망토, 감정의 금이 간 조각들, 나의 기억별이 별자리처럼 벽에 박혀 있다. 각각의 별자리들은 다들 하나의 기억이 전설처럼 내려온다. 거기서 감정이들은 자기가 태어나기 전의 이야기들을 옛날 동화처럼 들으며 알 수 없는 감정들의 기원을 찾곤 한다


여기에선 감정이든 나든 아무나 눈물 흘려도 되는 따스한 곳이다.


4. 쉼이네 숨숨카페

포근한 이불과 은은한 꽃차향이 퍼지는 감정이 휴식처이다.

내가 지쳤을 때 여기 앉으면, 감정이들이 차례로 “괜찮아” 하고 말해준다. 따뜻한 이불을 덮어주고 난로를 켜주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감정꽃차랑 몽글 구름쿠키를 가져다준다.

메뉴는 감정꽃차, 기억사탕, 몽글구름쿠키 등이 있는데 아직 개발 중이다.


5. 감정의 지도소

감정이들이 자라서 감정대륙으로 떠나기 전, 자기 방과 뿌리를 그리고 기록하는 곳이다. 아직, 다 완성되지 않았지만 감정친구들이 자기가 본래 가야 할 곳을 잊지 않게 여러 장의 지도를 만들어 놓는다.

내가 스케치북을 열면, 이 지도들이 거기서 반짝 반짝이면서 각 감정이들이 가야 할 곳을 알려준다. 거기서 감정이들은 다른 감정이들의 보살핌을 받고 다른 감정대륙을 오가며 2차 성장 때는 더 다양한 감정들로 분화된다.


나는 감정이들이 마을을 떠날 때, 두 손을 꼭 잡아주면서 조용히 바란다. 이 아이들이 길을 헤매지 않기를. 이름을 부여받지 못하고 잊히지 않기를. 어느 대륙에도 속하지 못해 울지 않기를. 모두 소중한 아이들이니깐.


그렇게 조심스레 안녕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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