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연꽃의 숨소리

by 윤슬하

물은 조용히 숨 쉬고 있었어.
햇살이 잎 위에서
살짝 눈부신 인사를 건네는 동안,
어딘가 물밑에서
‘뽁, 뽁—’
작은 숨소리가 피어올랐어.

그건 마치
연못이 천천히 꿈을 꾸는 소리 같았어.

아무도 모르게,
하지만 분명히 살아 있는 소리.

바람도 아니고,
사람도 아닌,
이 세상 가장 작은 심장이
“나 여기 있어.”
하고 속삭이는 듯했지.

그 순간 나는 멈춰 섰어.
아무 말도 못 하고,
그저 쫑긋하고 그 작은
숨소리를 들었어.

그 소리가
내 안의 고요와 닮아 있었거든.

그래서 나는 알았어.
살아 있다는 건,
이렇게 작게라도
‘뽁, 뽁—’하고,
세상에 자기 숨을 남기는 일이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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