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이 내 집이냐

핑크감쟈의 몽상일기

by 윤슬하


와, 저 집 좋다. 우리 집이었으면.

서울에 와서 생긴 버릇이 있다.
어딜 가든 집, 아니 정확히 말하면 아! 파! 트! 가 눈에 먼저 들어온다.

지방 살 땐 몰랐다.
아니, 평생 몰랐으면 좋았을 걸.

직장이 서울에 생겼다.
아니, 서울에 있는 직장만 날 받아줬다.

연수원에서 지내던 2주 동안
난생처음 고시원에 살았다.
문을 열면 바로 벽, 창문은 모니터만 있었다.
여긴 닭장이고, 나는 닭인가.
닭이 이런 기분일까?
나는 방 안에서 속으로 자그맣게 울어본다.
“꼬끼오~~~”

옥상에 올라가면,
맞은편엔 커다란 아파트가 있었다.
그때 처음 알았다.
“이게… 빈부격차구나.”
서울의 첫인상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내 첫 자취방.
500에 60.
비쌌다.
지방이었다면 25평 아파트 월세일 텐데
여기선 고작 5평.
그래도 고시원보단 훨씬 좋았다.
짐을 풀고, 처음 불을 켰던 그날이 아직도 선하다.

좁은 집에 적응하듯
나도 서서히 변했다.
이해되지 않던 살림살이들이
이젠 내 방구석구석 자리 잡는다.
좁아도 예쁘게.
작아도 알차게.

비싼 월세, 그보다 더 비싼 아파트.
그리고 너무 작은 내 월급.

그래도 길을 걷다 멋진 아파트를 보면
나는 여전히 말한다.
“와, 집 좋다. 내 집이었으면.”

그리고 습관처럼 네이버 부동산을 켠다.
시세를 확인하고, 입을 빼죽인다.
그러다 문득 생각한다.

언젠가를 꿈꿔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미래는 아무도 모르니까.

어쩌면, 언젠가
그 집 앞에서 웃으며 말할지도 모른다.
“이 집이 내 집이냐!”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