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감정이들을 혼자 놔뒀다.
아마 애써 안 보려 했던 것 같다.
보이기 예쁜 것만 골라서
이게 나야라고 했다.
그래서일까.
나머지 감정들이 점점 목소리가 작아졌다.
그러다 슬픔이만 남고,
슬픔이 마저 내가 안아주지 않아서
그 아이는 살려고 우울이란 껍질을 만들었다.
그 안에서 슬픔이는 혼자 울고 있었다.
그렇게 마지막 남은 감정 하나마저 사라져 갈 때
불안이가 툭 하고 튀어나왔다.
안돼 사라지면 안 돼.
뭐라도 느껴야 해.
고통이라도 느껴.
불안이라도 느껴.
공포라도 느껴.
제발 살아.
그렇게 불안이는 죽어가는 나를
살려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