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미안한 아이

by 윤슬하


불안이는

물결 모양의 머리에

주머니를 하나 들고 다닌다.


넘실거리는 머리는

조금만 움직여도

넘실넘실 거린다.


불안이의 작은 주머니엔

뭐가 들어있는지 사실

불안이도 모른다.


그래서 불안이는

걷기도 전에

혹여나 주머니에서 뭐가 쏟아져 나올까

어쩔 줄 몰라하며


걸음걸음마다

넘실대는 물결 때문에

불안하다.


가만히 있어도 불안하고,

걸어 다녀도 불안하다.


그래도 가장 날 생각해 주는 아이다.


조금만 아팠던 기억이 나면

내가 또 아플까 봐

이성이가 말릴 틈도 없이

비상벨을 울리고

쉴 틈 없이 뛰어다닌다.


그래서 제일 고맙고,

제일 미안하다.

매거진의 이전글살고 싶었던 감정 하나가 불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