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반쪽 사과

어린날의 기억

by 산내

국민가수 나훈아는

홍시가 열리면 울 엄마가 생각난다고 했다.


또 울 아버지 산소에 핀 제비꽃과 들국화가

자주 오지 못하는 자신을 꾸짖는 것 같다

고 했다.


나의 유년시절 한 장면은

지금도 시간의 점이 되어

내 기억 속에 남아있다.


초등학교 입학 전

동내 담벼락 밑에 먹다 만,

반쪽짜리 사과가 눈에 띄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다행히 아무도 없었다.


주워서 대충 흙을 털어내고

한 입을 베어 문 순간.

내 이름을 부르는 어머니 목소리가 들렸다.


순간 부끄럽다는 생각보다는

혼이 날 생각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사과가 그렇게 먹고 싶더냐.

어머니는 화를 내지 않았고

어린 손을 잡고 근처 가게에 들어 가

사과를 사 주었다.


어머니는 유방암으로 60세를

넘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반쪽 사과의 기억이 이렇게 오랫동안

내 가슴을 멍하게 할지는

그 당시 알지 못하였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무엇을 선택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