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가수 나훈아는
홍시가 열리면 울 엄마가 생각난다고 했다.
또 울 아버지 산소에 핀 제비꽃과 들국화가
자주 오지 못하는 자신을 꾸짖는 것 같다
고 했다.
나의 유년시절 한 장면은
지금도 시간의 점이 되어
내 기억 속에 남아있다.
초등학교 입학 전
동내 담벼락 밑에 먹다 만,
반쪽짜리 사과가 눈에 띄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다행히 아무도 없었다.
주워서 대충 흙을 털어내고
한 입을 베어 문 순간.
내 이름을 부르는 어머니 목소리가 들렸다.
순간 부끄럽다는 생각보다는
혼이 날 생각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사과가 그렇게 먹고 싶더냐.
어머니는 화를 내지 않았고
어린 손을 잡고 근처 가게에 들어 가
사과를 사 주었다.
어머니는 유방암으로 60세를
넘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반쪽 사과의 기억이 이렇게 오랫동안
내 가슴을 멍하게 할지는
그 당시 알지 못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