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저 장군은 조직이 짧은 시간에
이토록 강해진 것이 노병들 덕분임을 알았다.
노병들은 장군이 다시 전쟁을 할 수 있도록
식량과 무기를 창고에 준비해 두었다.
식량을 비축하기 위해 그들은 하루에 한 끼만 먹었고,
무기를 만들기 위해 집 안의 모든 쇠붙이를 녹였다.
그들의 헌신이 닫혀 있던 조직을 하나로 만들었다.
불의의 일격을 당했지만 가만히 물러날 떡방이 아니다.
곧 보복이 뒤따를 것이다.
그리고 카이저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었다.
하나는 지도부 내에 있었고, 다른 하나는 사롯이었다.
사롯은 카이저 장군의 가까운 친척이었다.
한때는 서로 화목했지만, 사롯의 세력이 강해지면서 문제가 생겼다.
형님인 카이저를 무시하고 영역을 넘보기 시작했다.
마침내, 그들은 카이저를 침략할 야심을 가졌다.
그들의 조직은 작았지만 신무기로 무장했고 중앙의 사법권을 좌지우지하는 힘을 가졌다
죽은 동해를 대신해서 3군을 맡은 대장 은도는 복수심에 이성을 잃었다.
평상시 급한 성격에 불의를 보면 참지 못했는데
동해의 죽음을 자신의 눈으로 본 후, 사람이 달라졌다.
부하들을 막대했고 폭력이 심해졌다.
마구 술을 마셨고 폭행이 도를 넘었다.
참모들 모임에 술이 취해 들어왔고 심한 말로 상대에 깊은 상처를 주었다.
카이저 장군과 참모들은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외부의 적과 싸우기 위해서는 내부 조직이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은도를 돌려놓지 못하면 3군은 제 구실을 하기 어려우며 전군의 사기에 영향을 미쳐 조직이 무너집니다.”
개비 참모장이 자신의 소견을 밝혔다.
“은도를 3군 대장직에 사 박탈하고 기동대에 편입시켜라. 상황을 보아 보직을 결정하겠다.”
다음날 은도는 3군 대장직을 떠나 백의종군했다.
한편, 카이저의 칼에 맞은 황별은 주변 농부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하였다.
참으로 모진 목숨이었다.
“지금까지 저의 몸에 손을 댄 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카이저가 칼을 쓰는 것은 저보다 한 수 위입니다.
하지만, 지금부터 저와 카이저는 같은 하늘 밑에서 살 수 없습니다.
저는 강남 도사를 찾아가 ‘몰아치기’ 검법을 배워 오겠습니다.”
“당장 이 편지를 가지고 떠나라.”
떡방은 황별에게 친필 편지를 써주었다.
강남 도사는 고수들이 인정하는 이 분야 일인자였다.
경, 공매 검법은 적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주었고, 그가 개발한 '몰아치기 검법'은 상대할 자가 없었다.
떡방의 편지를 본 강남 도사는 한눈에 황별의 능력을 알아보았다.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지만,
눈가에 비치는 교활함과 잔혹함이 석연치 않았다.
강남 도사는 황별에게 돌아갈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황별은 무릎을 꿇은 채 움직이지 않았다.
열 흘째 자리를 지키는 황별에게 강남 도사가 물러섰다.
황별은 강남도 사의 가르침을 스펀지가 물을 흡수하듯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깨우쳤다.
매일 열리는 대책회의에서 개비 참모장은사롯을 먼저 기습할 것을 제안했다.
“떡방이 다시 군사를 모으기 전, 사롯을 쳐서 손안에 넣어야 합니다.
상황을 고려할 때 전면전은 위험합니다.
기습전을 치른다면 지금이 좋은 시기입니다.
사롯의 땅 값이 상승하여 백성들이 술과 환락에 빠져 있습니다.”
참모장은 300명 기병으로 기습 부대를 만들었다.
“시간을 끌면 불리하다. 한나절 안에 끝을 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