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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내 Feb 26. 2022

소비문화의 변화

베블런 효과와 살기좋은 사회

 19세기 상층 계급의 과시적 소비를 지적한 미국의 경제학자 소스타인 베블런은

사치품의 가격과 수요에서 특이한 현상을 발견했다.


 보통의 상품은 가격이 비쌀수록 수요가 감소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어떤 상품은 가격이 오를수록 수요가 더 많이 발생한 것이다.


 통상적인 수요곡선과 달리 특정한 가격 수준 이상에서는

가격이 오를수록 수요가 늘어나는 정반대의 관계가 나타났다.

이것을 베블런 효과라고 불렀다.

베블런 효과가 일어나는 이유는 인간의 과시욕구 때문이다.

 


이는 남에게 인정받으려는 수준을 넘어서

상품 소비를 통해 남보다 좀 더 세련되고 품위 있고

부유한 자로 인정받고 싶은 우월 욕구로 연결되고

우월 욕구는 다시 과시욕구로 변질된 것이다.


득템력’은 지불 능력만으로 얻을 수 없는 상품을 얻어내는 소비자의 능력을 말하며

원래 게임 문화에서 시작되었다.

얻을 ‘득’ 자와 아이템의 ‘템’ 자를 합쳐 만들어져

이제는 쇼핑에서도 쓰이고 있다.


이런 득템의 과정을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그 과정을

 SNS에 올리며 자랑하는 경우가 흥미롭다.


득템에 성공했다는 것은 곧 경쟁에서 이겼음을 의미한다.

남들은 얻지 못한 것을 나는 갖고 있다는 자부심에서 오는

특별한 기분은 득템의 매력을 한층 더 끌어올린다.


이렇게 한정적인 아이템을 갖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이제 득템은 하나의 투자 수단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명품 브랜드의 구입하기 위해 백화점 문을 열자마자 매장으로 달려가는 오픈 런이나

스타벅스 굿즈 예약 전쟁의 이면에는 리셀 문화가 있다.

리셀이란 한정판 제품 등 인기 있는 상품을 구매한 뒤

이윤을 부쳐 되파는 행위다.


리셀이 일종의 재테크 방법이 되면서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한 전문 업자도 등장했다.

 

득템력 트렌드는 긍정, 부정의 가치판단을 떠나

새로운 소비문화의 등장이라는 관점에서 흥미로운 변화다.


 과시의 수단이 신분에서 재력으로,

 다시 재력에서 획득력으로 이행하는 현상이

소셜미디어 시대의 단면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득템력 트렌드가 갖는 시사점은

매출을 일으켜야 하는 기업에게는 막강한 마케팅 수단으로

자사 브랜드 혹은 제품을 어떻게 득템의 대상으로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 신개념의 과시소비 사회에서 희소한 아이템을 이해하고

가질 수 있는 득템 능력이 소비의 신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출처: 트렌드 코리아 2022>


지난 반세기 우리 경제는 놀라만 한 성장을 이루었고

그 결과 삶의 질은 나아지고 소비문화는 많이 변했다.

밤새 연탄불에 말린 운동화를 신고 등교한 기성세대로서

이런 변화에 남다른 감회를 느낀다.  


1980년대 중반

미국 기업 임원이 업무 출장으로 해운대 숙소에 머물렀다.


다음날 아침,

그 미국인은 이렇게 좋은 해변을 조깅화가 없어 달릴 수 없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리고 그가 운동화를 신고 있어 "그 운동화는 무엇이냐? 고 물으니

조깅화가 아니라고 했다.

그 당시 조깅화와 그가 신고 있는 운동화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했다.  


이제 우리 사회도 많은 것이 달라졌고 신발장 문을 열면
다양항 용도의 신발이 자리를 지키고 있고

그때 이해할 수 없었던 다른 문화가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


그리고 풍요로움이 가져온 혜택을 받고 있지만

나는 여전히 만족하지 못하며 살아가고 다.


욕망과 욕구의 충족은 잠시 만족의 시간을 가져 오지만

그 시간이 지나면 그보다 더 큰 다른 욕구와 욕망을 불러온다.

그런 과정에서 인간은 끝없이 앞만 보고 달려야 하는 욕망과 욕구의 노예가 된다.


새로운 소비문화를 과소평가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하지만 급속한 경제성장이 가져온 편리함 이면에 가려진 어두운 구석도 살펴보아야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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