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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내 Feb 23. 2022

은퇴자들을 위한 전원주택

짓기 전, 고려해야 할 3가지 사항

대한민국만큼 아파트 문화가 발달하고 아파트가 주거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나라는 많지 않다.

급격한 경제성장과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빠른 시간에 주거문제의 해법으로 등장한

아파트 문화는 편리함에 더해 투기와 재산증식의 도구가 되었다.


인구의 수도권 집중현상과 집을 투기의 대상으로 삼는 행위는

아파트 가격 상승을 가속시켰고

자신의 능력으로 오르는 집값을 따라잡을 수 없는

젊은이들을 좌절하게 만들었다.


이런 상황을 심각하게 여긴 현 정부에서는 집값을 잡을 많은 정책을 내놓았지만

집값 안정은 고사하고 집값의 폭등을 초래했고

결과적으로 집값 양극화로 국민들의 불신만 키웠다.


집은 투기의 대상이기 이전 모든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다.

평생 일해도 모으기 힘든 돈을

며칠 사이 집값 인상으로 버는 상황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집이 사람에게 꿈을 주고 가족의 역사가 숨 쉬는 곳이 되기 위해서는

주거에 대한 기본적인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에

자연과 삶이 어우러진 나만의 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집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투기가 아닌 삶의 중심이 되고 꿈을 이루는 공간이 길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은 은퇴자들이 자신의  집을 짓기 위해서

어떤 점이 중요한알아본다.




 은퇴자들이 집을 지을 때

첫 번째로 고려해야 할 것은 가족 구성원과의 합의다.


 많은 은퇴자들이 자연 속에서 한적한 전원생활 꿈꾸며 돈과 땅을 마련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배우자가 삶의 변화를 원하느냐는 것이다.

 

집을 짓는 건 굉장한 성취감을 주는데

평생 회사 생활을 하다 은퇴를 한 남편들의 공허함을 채워 주기 딱 좋은 작업이다.

사회생활을 마치고 난 뒤

어린 시절의 향수와 자연에 대한 갈망에 전원에 집을 짓는 결정을 하지만

아내의 입장은 다르다.


 친구도 생활 기반도 다 도시에 있는데 굳이 집을 짓기 위해 옮기길 원치 않으며

이제 겨우 아이들을 다 키우고 나만의 삶을 즐길까 했는데

시골행이라니 벌레도 싫고 적적한 건 더 싫고 영락없이 갇힌 꼴이 될 것 같아 두렵다.

 

부부 중 한 명이 일방적으로 결정하면 집을 지은 후 만족도가 높지 않다.

이런 경우 부부가 충분히 대화하고 희망사항을 구체적으로 합의하여

부부의 마음이 통한 후,

집 짓기를 시작해도 늦지 않다.

 


두 번째로 생각해야 할 것은 동네 사람들과의 교류와 소통이다.


 조용히 자연을 벗 삼기 위해 한적한 곳에 집을 짓는다지만

사람은 사회적인 존재다.


새로 정착한 곳에 내가 어떻게 어울려  것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한다.

아직 우리나라의 지역사회는 폐쇄적인 경향이 있어서

10년을 살아도 이방인 소리를 듣는다.

 오랫동안 같은 자리에 모여 살아온 사람들의 연대는 생각보다 더 끈끈하기 때문에

외톨이로 살아가기 싫다면 먼저 다가가야 한다.


객지에서 온 외지 사람에게 거부감 없이 편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이웃과 어울릴 방법을 미리 궁리해 두어야 한다.


 도시의 학원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던 어떤 분은 지리산 자락에 집을 지으면서

공부방을 만들어 동네 아이들을 가르쳤다.


 다른 부부는 집 안에 사랑방을 만들어

마을 사람들과 한학을 공부하고 생각을 나누며 친해졌다.

배움이 오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마을에 녹아들었고,

마을 사람들도 사랑방을 사무실처럼 편하게 사용하게 되었다.

 


세 번째는 무슨 일을 하며 살 것인가이다.


 전원주택 생활 속에서도 삶은 계속되므로 일이 필요하다.

집을 짓다 보면 예상보다 많은 지출이 생긴다.

때문에 생각했던 여윳돈이 부족해지기도 하고

백 세 시대를 대비하자면 수입이 있어야 한다.


어느 60대 부부는 섬진강 줄기를 따라 피는 벚꽃이 아름다운, 하동 근처에 집을 지었다.

부인의 고향 동네라 가 일가와 친척들이 뿌리를 내리고 있어

낯선 곳에서 은퇴 이후를 준비하는 경우와 달리

새로 집을 짓는데 여유가 있었다.


그동안 도시의 아파트에 신경 쓸 일 없이 편하게 살아왔지만

어린 시절 살았던 전형적인 시골 농촌 마을 집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마루가 있고, 텃밭과 넓은 마당이 있는 풍경이  자신의 집이길 바랬다

 자연스럽게 집의 외관은 익숙한 민가 혹은 한옥을 모티브로 했다.


집의 형태는 얇고 긴 집으로 설계해

바람이 잘 통하고 햇빛도 따뜻하게 담은 집이 완성되었다.


집을 지은 후 부부는 각자 동네에서 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았다.

자녀들을 위해 만든 2층 손님방은 가끔 지리산 구경을 오는 사람들에게 펜션처럼 내준다.

도시보다 생활비가 적게 들기 때문에 만족한 삶을 살고 있다.

 


은퇴 생활자들은 집짓기 전에

가족과 충분히 상의하여 합의점을 찾고

그 합의 사항과  부합하는  땅을 선택하여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과 합의하고 설득하는 준비과정을 거치면

새로운 집에서 펼칠 삶이 편안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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