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 작전이 시작되기 전, 카이저 장군은 20명의 특수요원을 이끌고 사롯 대장 막사 근처에 매복했다.
선발대의 공격이 시작되는 순간, 매복병이 사롯 대장 막사를 공격하는 양면 작전이었다.
야간에 이루어진 기습공격에 사롯이 보유한 신장비들이 위력을 발휘할 여유가 없었다,
혼란에 빠진 진영을 선발대가 휩쓸고 지나갔다.
본대까지 공격에 가담하니, 사롯 진영은 처참하게 무너졌다.
장군이 이끄는 특수 부대원들이 대장 막사를 덮쳤다.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는 대장 목에는 어느새 장군의 칼날이 겨누어 있었다.
“옛정을 생각해 목숨을 살려주겠다.”
“더 이상 무슨 이야기가 필요하겠습니까? 목숨을 살려준다면 형님과 한 몸이 되어
떡방 일당과 싸우도록 하겠습니다.
그들이 있는 한, 가두리 치기는 끝나지 않습니다. 떡방은 공공의 적입니다.”
카이저는 칼끝을 거두고 대장을 힘껏 끌어안았다.
카이저 장군은 사롯 대장과 개비 참모장을 불러 가두리에서 벗어날 방안을 모색했다.
“떡방을 쳐부수고 가두리 없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어떻게 떡방을 무찌를 수 있을까?”
“형님. 떡방과 황별이 손을 잡고 있는 한 승산이 없습니다. 이들 둘을 갈라놓고 전면전을 치러야 합니다.
“둘을 갈라놓을 수만 있다면…”
사롯 장군은 자신의 전략을 자세히 설명했다.
떡방의 최고 전술가인 사기가 도착하자, 사롯 대장은 그에게 신장비를 보여주고 최고의 음식으로 환대했다.
사기는 환대를 받으면서 떡방도 받지 못하는 대우를 자신이 받는다는 사실에 의아해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지금까지 사롯 대장은 떡방에 대해서는 한마다도 묻지 않고 계속해서
황별이에 대한 이야기만 했다.
“돌아가시면 황별님께 모든 것이 잘 준비되고 있다고 말씀해 주시고
이렇게 사기님까지 보내 주셔서 고맙다는 말씀도 전해주십시오.”
“저를 보낸 것은 황별님이 아니라 떡방님이십니다.”
이 순간 사롯 대장의 얼굴은 차갑게 바뀌어, 자리를 떠났고 차려진 음식도 간소한 상차림으로 바뀌었다.
사기는 복잡한 머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래 처음부터 이상 했어.
사롯 대장의 환대도 그렇고,
그들이 가진 신무기를 나에게 보여주는 것도,
계속해서 황별님 안부만 묻는 것도,
떡방님 이름이 나오자 대우가 확 바뀌는 것도…”
그 순간 사기의 눈에 독수리 조각상 사이에 낀 편지 한 통이 들어왔다.
다가가서 확인하니 봉투에 황별의 이름이 보였다.
“사롯 장군님, 잘 지내시죠.
지난번 만나 나누었던 계획은 차질 없이 진행 중입니다. 내부의 정보는 정리해서 보내 드리고 앞으로 제 역할을 다할 것이니 약속대로 영역의 반은 저에게……
…. 황별
‘그럼 그렇지.” 사기는 얼른 편지를 뽑아 품속에 넣었다.
개비 참모장과 사롯 대장은 은밀히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떡방에게 돌아온 사기는 편지를 내놓았다.
“배은망덕한 놈, 은혜를 원수로 갚다니…
강남도사의 말도 있어 마음을 졸였는데 끝내 내 뒤통수를 치는구나.”
당장 황별의 목을 치려는 떡방을 사기는 말렸다.
“황별의 무술은 신의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그가 가진 친위대는 최고의 정예부대로 대적할 수 없습니다.
내일이 떡방님의 생신이니 군사를 숨겨 두었다 황별의 심복들까지 불러 한 번에 제거하는 것이 좋습니다.”
떡방은 뜬 눈으로 밤을 새웠다.
떡방의 부름을 받고 문을 나서는 황별에게 아내인 유 씨가 막아섰다.
“꿈자리가 혼란스러우니 오늘 자리를 피하시죠?”
“아버님의 생신 자리를 무슨 명분으로 피할 수 있겠소. 꿈은 꿈일 뿐이니 장부의 뜻을 꺾지 마시오.”
문을 나서는 황 별의 뒷모습을 유 씨는 걱정스러운 눈길로 바라보았다.
황별도 만약의 사태를 위해 아끼는 심복인 왕 씨 형제와 동행했다.
황별과 왕씨 형제가 별관으로 들어서는 순간 호랑이 사냥용 그물이 그들을 덮쳤고
주위의 궁수들이 쏘는 화살이 벌집으로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창을 든 병사들이 그들의 숨통을 끊었다.
“여인네 말을 듣지 않아 개죽음을 당하는구나.” 황별은 이 말을 마지막으로 세상을 떠났다.
황별의 죽음은 카이저 장군에게 알려졌다.
“이제 때가 왔다. 이 기회를 놓치면 가두리 철폐는 영원히 할 수 없다. 전 군에 출동 명령을 내려라.”
“장군 출동 전 동해 장군의 아들인 금동이를 구할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금동이는 절대로 죽여서는 안 됩니다.”
동해 장군의 아들인 금동이는 지난번 아버지의 죽음을 보는 순간 이성을 잃고
적진 깊숙이 들어가 포로로 잡혀 있었다.
“나도 같은 생각이다. 공격이 시작되면, 기습 군을 이끌고 먼저 금동이를 구출할 것이다.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금동이는 구출해야 한다.”
카이저 장군은 동해의 마지막 모습이 생각나 눈시울이 붉어졌다.
떡방의 성 앞에 나선 카이저군의 위세는 지난번 전투 때와는 확연히 달랐다.
사롯의 신무기까지 가세하니 위용이 대단했다.
“카이저 군의 위세가 대단하니 기를 꺾을 필요가 있습니다.
동해의 아들을 이용해 저들의 날카로운 공격을 피해야 합니다.”
사기가 떡방에게 말했다.
사롯군이 신무기로 성을 공격하려는 순간 금동이를 옆에 낀 병사들이 성 위로 올라왔다.
순간 개비 참모장은 공격을 멈추었다.
다음날도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