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산업의 물결과 블루보틀
엘빈 토플러는 인류 문명을 ‘제3의 물결’로 설명했다.
커피 산업에도 엘빈 토플러의 이 이론을 적용할 수 있다.
제1의 물결은 20세기 중반 그러니까 대량 생산이 가능한 시스템이 갖추어지면서 시작되었다.
이 시기의 커피는 품질보다 커피 내에 존재하는
각성 성분인 카페인 섭취가 목적이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폴저스, 맥스웰하우스, 네슬러가 있었고
인스턴트커피의 간편 성과 파급력은 커피시장을 점령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제2의 물결은 한마디로 에스프레소를 기반으로 한
커피 음료의 다양화가 그 중심이었다.
1987년 스타벅스가 대형 프랜차이즈의 시대를 열었고
커피의 대중화를 위해 기본적인 아메리카노와 카페 라테, 캐러멜 마끼아또, 바닐라 라테 등의
시럽과 같은 부차적인 재료들을 활용하여 적극적으로 고객 확장에 나섰다.
이 시기에 등장한 컵과 텀블러는 한 시대의 코드로 평가받을 정도로
고객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카페인을 중심으로 소비되었던 제1 물결과
에스프레소를 활용한 음료의 다양화가 특징이었던 제2의 물결과는 달리
제3의 물결은 원두를 특별히 중시했다.
‘스페셜티 커피’라는 용어를 처음 탄생시킨 것은 에르나 크누젠이었다.
1974년 <티&커피 트레이드 저널>에서 이 용어를 사용하였고,
1978년 국제 커피 회의의 강연을 통해 커피 관계자들 사이에 확산되었다.
그녀가 정의한 스페셜티 커피는 특별한 지리적 조건에서 만들어진
특별한 풍미의 커피였다.
예를 들면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예멘의 모카, 인도네시아 슬라워시 섬의 카 로시가 대표적이었다.
과거에 생두의 품질과 배전을 중시하였다고 하면
크누젠이 강조한 것은 오직 ‘생두’였다.
이는 커피 시장이 개성화, 차별화의 세계로 진입하였다는 것을 말한다.
이 시기에는 소비자가 단순히 커피만을 구매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커피 생산 과정, 재배, 가공, 로스팅, 추출 등 여러 측면에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블루보틀은 커피계의 애플로 불리면 스타벅스의 대항마로 꼽는다.
블루보틀 창업자인 제임스 프리먼은 평범한 클라리넷 연주자였다.
공연을 갈 때마다 그는 직접 볶은 원두와 핸드밀, 프랜치 프레스 등을 챙겨가는
지독한 커피 애호가였다.
그는 연주에 질린 탓도 있지만 취미 삼아 손수레에 커피를 팔았는데
입소문이 나면서 창고에 매장을 열었다.
오로지 장소와 상관없이 커피 맛에 승부를 걸겠다는 결기 그대로였다.
블루보틀은 전문 바리스타가 스페셜티 원두를 핸드드립으로 내려주는 운영 방식을 취했다.
주문을 받으면 바리스타는 그때서야 커피 원두를 저울로 달고
그라인더로 갈기 시작한다.
음료 제조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바리스타는 이 시간 동안 고객과 자연스럽게 소통한다.
블루보틀의 메뉴를 보면 스타벅스와 다르게
우유, 설탕, 시럽 등이 추가되는 메뉴는 찾아볼 수 없다.
에스프레소, 라테, 카푸치노 등 5-6가지 종류의 커피만을 고수하며
사이즈에 따라 원두의 양과 물이 달라지지 않도록 12온스의 규격화된 사이즈를 유지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에스프레소를 일회용 컵에 담지 않는다.
그리고 산지가 명확한 원두만 사용한 싱글 오리진 드립 커피를 고집한다.
아이스 메뉴는 오직 콜드 브루 방식으로 내린 원두커피뿐이다.
블루보틀은 스타벅스와 비교하면 아래와 같은 특징이 나타난다.
1. 속도나 편의점보다 맛에 주안점을 둔다.
2. 와이파이나 콘센트가 없다. 본질 외에는 허용하지 않는다.
3. 고객의 선택을 명료하고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제품군이 단순하다
4. 엄격한 테스트를 통해 바리스타를 선발하고 의료 보험 등 각종 혜택을 지원한다.
5. 스타벅스가 공간을 빌려주고 커피를 파는 장소라면 블루보틀은 자본주의에 인간성을 부여한다.
핸드 드립은 원두를 분쇄할 때 한 번,
커피를 추출할 때 한 번,
커피를 마실 때 한 번 즐거움을 주기 때문에 커피 애호가들이 좋아한다.
핸드 드립은 그리기, 읽기, 소통의 3단계로 나눌 수 있으며,
그리기는 드립 포트로 나선형이나 동전형, 점 모양으로 물을 떨어뜨리는 과장이고,
읽기는 원두의 상태를 파악하는 과정이다.
소통은 원두의 상태를 읽으면서 물 조절을 하는 과정이다,
핸드 드립은 2분 30초 동안 실력과 정성을 다해 커피와 호흡을 맞추어야
완벽한 한 잔의 커피를 만들 수 있다.
핸드 드립에 적당한 물의 온도는 80-90℃이며
100℃에 가까우면 잡미와 불쾌한 쓴맛이 나고
80℃ 미만이면 쓴맛은 덜하지만 신맛이 강해진다.
핸드 드립 커피의 굵기는 1mm 정도가 좋으며
기호에 따라 조금 굵거나 가늘어도 되지만 고운 가루가 적은 것이 좋다.
핸드 드립에는 본격적으로 추출하기 전 뜸을 들이는 과정이 있다.
이는 원두를 불려 추출하기 쉽게 하고,
추출의 길을 만드는 과정으로 서버 바닥을 살짝 덮을 정도로 30초가 기본이지만
로스팅한 지 일주일 이내 원두는 가스가 빠져나갈 시간을 주기 위해
조금 더 시간을 주고 오래된 원두는 30초보다 짧게 한다.
에스프레소가 단거리 달리기를 하듯 뽑아내는 커피라면,
핸드 드립은 산책하듯 추출하는 커피이다.
여유를 가지고 정성을 다해 커피와 소통하는 과정이 동반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커피는 뜨거운 물로 추출하지만 분쇄한 원두를 상온의 물에 오랫동안 노출하면
커피의 고형성분이 추출된다.
이렇게 상온에서 추출한 커피를 더치커피 또는 콜드 브루라 부르며
만드는 방법에는 점적식과 침적 식이 있다.
점적 식이 분쇄한 원두에 물을 한 방울씩 떨어뜨려 원두를 불리고 추출한다면
침출식은 분쇄한 원두를 헝겊이나 종이 주머니에 넣고 묶은 뒤
오랫동안 물에 담가 추출하는 방식이다.
상온 추출 커피의 기원은 18세기 초
네덜란드가 식민지인 인도네시아 자바섬에 커피 농장을 조성하여 배로 커피를 가져갔는데,
선원들이 배에서 뜨거운 물이 귀하니까 상온의 물로 추출하는 방법을 고안해 냈다.
상온 추출 커피는 에스프레소와 달리 추출 후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어
에스프레소가 겉절이라면,
상온 추출 커피는 김장 김치라 할 수 있고 유통기간도 3-12개월로 냉장 보관이 가능하다.
<참고: 구쌤의 일대일 커피 수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