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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내 Jun 26. 2021

장현욱(아부지)

아들이 부르는 아버지의 노래

토요일 늦은 밤,

최근 인기 속에 방송 중인 트로트 전국체전을 보았다.


개성 있고 각각의 사연을 가진 사람들 속, 특이한 외모를 가진 출연자가 있었다.


대기실에서 감정 표현을 하고 서로 대화하며 지내는 사람들 가운데, 이 출연자는 무표정, 무감정으로 내내 자리에 앉아 있었다.


무대에 오른 장현욱의 무뚝뚝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기획사도 없습니다.

가진 것도 없습니다.

외모도 볼품없고 못 생겼습니다.

하지만 노래는 잘 부를 자신 있습니다.”


네 마디의 말이 청중들을 사로잡았다.

처음 두 마디에 놀랐고 다음 두 마디에 놀라움을 관심으로 바꾸었다.

 

특이한 의상이 아버지가 입으신 옷이며

아버지가 트로트 가수였다는 말에 이름을 물었다.


설운도, 조향조와 같은 무대에서 공연한 적이 있는

알려지지 않은 실력 있는 트로트 가수였다.


아버지의 근황을 물으니, 작년에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카메라는 감독과 코치들의 놀란 얼굴과 눈가에 비치는 눈물을 잡았다. 순간 무대와 객석은 침묵이 흘렀다.

“오늘 부를 노래는 아버지가 생전에 할아버지를 위해 부른 곡을 아버지 대신해 부르겠습니다.”

처음 듣는 노래였지만 가사가 진한 감동으로 다가왔고 진정성 있는 그의 노래에 마음을 빼앗겼다.

다들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감독들도 모두 별을 눌러 주었다.

잠시 주저앉았다 일어서는 출연자의 눈에도 눈물이 흘렀다.

https://www.youtube.com/watch?v=0GHZBrQv6y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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