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태와 재인의 유럽여행 70일, 서유럽 편(6)
이상한 호스텔
암스테르담 호스텔
중앙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 번화가 길가에 위치한 호스텔 입구는
여느 가정집 출입문 같아 마음먹고 찾지 않으면 지나치기 쉽다.
작은 출입구 문은 교묘하게 반으로 나누어져 한쪽은 입구, 반대편은 출구로 사용하는데
출구는 안쪽에서 걸쇠를 당겨 쉽게 열 수 있지만
입구는 호스텔 방 키가 없으면 버튼을 눌러야 리셉션에서 문을 열어준다.
덧문을 열고 들어서면 바로 나타나는 리셉션에서 Check-In을 하고
방 키를 받아 지하철 출입구를 통과할 때와 같은 방식으로 키를 인식기에 대면 쇠막대가 돌아가며
한 사람씩 호스텔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호스텔에서 만나는 첫 공간은 바(Bar)로 리셉션을 반으로 나누어 뒤편 공간은 바의 주방이며
바 중앙에는 포켓볼 당구대가 놓여 있고
창문과 벽을 따라 발이 땅에 닿지 않는 높은 바 의자가 놓인 둥근 테이블 8개가 놓여 있다.
바 안쪽에는 Smoking Room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합법적으로 마리화나를 피울 수 있는 곳이다.
바 중앙에 보이는 입구로 들어서면 이 호스텔의 미로 같은 방 찾기가 시작되는데
우측으로 보이는 좁은 입구 위, 아래 방향으로 좁고 가파른 계단이 보이는데
아래로 내려가면 방과 아침식사 공간이 나타나고,
위로 난 계단은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다.
이 입구를 지나면 오른편으로 3개의 화장실이 나타나는데 2개는 여성용 한 개는 남성용으로 사용된다.
벤딩머신이 보이는 앞쪽으로 계속해서 나아가 왼쪽으로 들어가면
재인이 머문 방(32인실, B2)과 현태가 머문 방(12인실, B1)이 나오고
앞쪽으로 더 나가면 유료 락커 그리고 복도 끝에는 위층과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또 다른 계단이 나온다.
계단을 통해 아래층으로 내려가면 공용 샤워장과 화장실 그리고 도미토리 방이 나온다.
이곳을 이용하는 숙박객은 젊은 남, 여가 주를 이루며 간혹 보이는 여자들 몸에는 문신이 요란스럽다.
주말 늦은 시간이 되자 이곳 바에는 요란한 클럽 음악이 울리고
바를 가득 채운 청춘들이 떠들고 마시기에 정신이 없다.
밤 12시가 넘어 방으로 들어가니 12명이 머무는 곳인데 옆 침대에 흑인 한 명 외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이 1명마저도 옷을 주섬주섬 걸쳐 입고는 밖으로 나갔다.
다행인 것은 바와 방과의 거리가 가까운데도 방음처리가 잘되어서 그런지
방에서는 음악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혼자 남은 방, 잠이 들었지만 왁자지껄 인기척에 눈을 떠, 시계를 보니 1시 35분
한 무리의 투숙객이 들어와 손전등으로 옷을 갈아입고 잠자리에 드는 소리가 요란스럽다.
아침 6시 반 눈을 떴지만 모두 한밤중이다.
조심스럽게 작은 가방을 챙겨 나오려는데 어둠 속에서 익숙지 않은 공간에서의 행동이 자연스럽지 못하다.
위층 침대에 2번이나 박치기를 하고서야 간신히 신발과 겉옷을 챙겨 밖으로 나와
바 구석진 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이곳 호스텔은 지리, 문화상 특색이 있다.
다른 호스텔은 여행자이 머물러 가는 공간이라면 이곳은 여행자뿐만 아니라,
암스테르담의 특이한 문화를 즐기기 위해 묵는 공간이기도 하다.
암스테르담에는 마리화나 흡연이 불법이 아니며 매춘이 합법적이기도 한 곳이니
주말이면 인근 나라에서 자유로운 암스테르담 밤문화를 즐기려는 청춘들이 줄을 서 몰려든다.
특히 술값이 터무니없이 비싼 북유럽 젊은이들에게 이곳은 젊음을 발산하기 좋은 곳임에 틀림이 없다.
잘못된 침대 선택으로 13만 원을 더 지불해 2박에 30만 원을 지불했지만
도미토리에 더블 침대가 있고 그 침대 사이즈가 거의 싱글 침대와 맞먹는다는 사실은
이곳에 머물지 않았다면 상상조차 못 할 일이며
젊은 청춘들의 다른 세계를 눈으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생각하니
추가로 지불한 돈이 결코 아깝지만은 않았다.
미술관 입문 & 일본식 라멘
해가 중천에 뜬 10시 반 옷을 갈아입으려 방으로 들어가니 아직도 한밤중이다.
암막 커튼으로 컴컴한 방에는 밤새 놀고 온 청춘들이 세상모르고 자고 있다.
‘그래 너희들은 밤문화를 마음껏 즐겨라.
이 형님은 밤문화는 소싯적에 마스터했으니 이제는 세계 미술사에 입문하기 위해
반 고흐 선생님을 만나려 갈 테니.’
현대식으로 지어진 반 고흐 박물관에는 입장하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고 당일 입장권은 매진되어
근처 사진만 찍고 들어간 곳은 국립 미술관(RUKS MUSEUM)
지금까지 미술관은 잘난 놈이나 잘난 척하는 놈이 찾는 곳이라는 잘못된 선입관을 가졌던 현태는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이번 여행 동안 미술에 대한 기초지식을 갖추기 위해
시간 나는 대로 미술관을 방문하기로 마음먹었다.
두 명 입장권으로 45유로를 지불하고 1층부터 3층까지 전시된 미술품을 이해하면서 돌아본다는 것은
불가능했으며 빠지지 않고 둘러보는 것조차 힘들어 중간중간 쉬어 가면서 관람을 마쳤다.
어떻게 미술관을 둘러보았는지조차 명확하지 않지만
그래도 반 고흐의 자화상과 나폴레옹의 워털루 전쟁 그림은 기억에 남아 있다.
화창한 주말이라 거리마다 관광객들로 가득한 암스테르담 거리를 걸어서 숙소로 돌아오니 저녁시간,
중앙역 맞은편에 있는 일본식 라멘집을 찾아가니 이른 시간임에도 긴 줄을 서 있다.
40분을 기다려 보통 맛과 매운맛으로 돼지고기가 들어간 라멘 맛을 보니
사람들이 기다리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라멘 두 그릇을 먹고 6만 원을 결제하니 서유럽의 물가에 여행자의 기가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