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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내 Oct 03. 2023

현태와 재인의 유럽여행 70일, 남유럽 편(2)

가우디, 가우디, 가우디

가우디, 가우디, 가우디.

바르셀로나는 천재 건축가 가우디의 고향이다. 
지금도 여전히 건설 중에 있는 사그리다 파밀리아 성당이 그의 작품이고 

시내 곳곳에 그의 작품들이 남아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파밀리아 대성당과 구엘공원은 예약을 해서 볼 계획이라 먼저 카사밀라와 카사바트요를 보기로 했다. 
먼저 도착한 카사밀라, 6층 건물의 내부에는 지금도 사람이 거주하고 있어 

로비 공간과 옥상을 비롯해 일부 제한된 장소만 일반에게 공개되어 입장이 가능했다.


아침 시간에도 방문객들이 건물 앞에서 사진 찍느라 통행이 불편할 정도다. 
가우디가 밀라 부부의 요청으로 지은 이 건물이 세상에 태어나자 

당시 사람들은 집이 요새 같다며 혹평을 했고 가우디와 밀라 부부의 갈등은 결국 소송으로 이어졌다. 

카사밀라와는 달리 카사바르요는 입장료를 받고 일반인들에게 공개되는데 

입장료가 39-49유로로 만만치 않다. 
가우디는 관심도 받지 못한 채 길거리에서 싸늘한 시체로 죽어 갔지만 

그가 남긴 건축물은 남아 누군가의 배를 불리며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오후 5시경 2개의 빈 방을 과감하게 내어준 재인의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오늘 저녁 집에서 같이 식사할 수 있을까?
괜찮다면 빵을 준비할 테니 집에서 같이 식사해?”


출근하는 친구와 여행하는 사람과는 삶의 방식이 달라 얼굴도 제대로 볼 수 없었는데 

시간을 내 같이 식사하자는 제안에,
“그럼 우리가 무엇을 준비할까?”
“특별히 준비할 건 없어.”


집 근처 마트에서 간단한 먹거리와 과일을 사서 숙소로 돌아오니 

빵과 하몽 그리고 햄과 소시지가 레드 와인 한 병이 식탁에 놓여 있다. 
우리가 준비한 과일도 씻어 올려놓으니 그럴듯한 저녁상이 차려졌다. 


맛있는 빵에 도토리를 먹여 키운 하몽을 같이 얹어 먹으니 맛이 있고, 

하몽의 짠맛이 와인을 부른다. 
어려운 숙소 문제를 해결해 주었고 시간을 쪼개 여행자를 챙겨주는 마음에 

저녁시간이 넉넉하고 고마웠다. 



오전에 예약한 사그리다 파밀리아 성당에 도착해 남아 근처를 돌아보니 

곳곳에서 좋은 사진을 건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다. 
20년 전 바르셀로나를 방문했을 때 이곳을 들렀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거푸집과 안전망에 건설 크레인이 바쁘게 움직이며 외관공사가 진행 중이다. 


입구와 내부는 공사가 많이 진행되어 둘러보는데 큰 불편함이 없었고 

파란색 베이스와 붉은색 베이스의 스테인드 글라스가 양쪽 벽을 장식하며 조화를 이루었고 

정면 중앙에는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상이 매달려 있다. 

아래층으로 내려오니 건설과정을 설명한 전시실이 있고 모형 조형물을 만드는 작업실이 있다.
사그리다 파밀리아 성당의 건설은 150년 동안 지속되고 있지만 

누구도 정확하게 완공 날짜를 알지 못한다. 


혹자는 2024년, 또는 2026년이라 말하기도 하지만 신뢰가 가지 않는다. 

지금까지 이런 예측과 추측은 많았지만 누구도 맞추지 못했다. 
하지만 완공이 눈앞에 있어 2030년까지는 완공되지 않을까 추측해 본다. 

파밀리아 대성당을 나와 다음 목적지인 구엘 공원까지는 걸어서 36분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26분, 

3시로 예약이 되어 있어 점심도 먹으며 쉬엄쉬엄 걷기로 했다. 
중간에 일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계속되는 오르막에 힘이 든다. 


바에서 커피로 카페인을 보충해 마지막 힘을 내니 구엘 공원 정문이 눈앞에 나타났다. 

상층부터 바르셀로나 전경을 보며 내려와 마지막 층 도마뱀 분수에 이르니 출구가 나타나 

그늘에 앉아 잠시 숨을 돌리고 출구를 빠져나왔다.   

구엘 공원 내 가우디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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