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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내 Oct 06. 2023

현태와 재인의 유럽여행 70일, 남유럽 편(5)

우피치 미술관

Yellow Square 호스텔은 떠나기가 아쉬울 정도로 좋았다. 
Check-Out을 하고 오늘부터 머물 호스텔 Check-In 시간까지 3시간 차이가 있어 

이곳 로비에 배낭을 놓고 기다렸다. 


자리를 비웠던 재인이 돌아와 감기약을 건네며 물에 타서 마시라고 한다. 
고마운 마음에 얼른 약을 받아 물에 타서 마시고는 재인에게 미안한 생각이 든다. 
왜 나는 나 자신이 약을 사려가든지 약을 사 달라고 재인에게 부탁하지 않았을까?
왜 나는 재인이 수영하려 방을 떠났을 때 섭섭하게만 생각했을까?  
왜 나는 재인이 감기를 앓고 있었을 때 약을 사주겠다는 생각을 못했을까?
참! 세상 헛살고, 나이 헛 먹었다.


오늘부터 머물 호스텔은 수녀원 내에 위치했다. 
수녀원 정문 옆 작은 샛문을 들어가면 작은 공간에 리셉션이 자리 잡고 있으며 

여기서 Check-In을 마치니 사각형 나무 뭉치가 달려 있는 키를 주며 

외출 시에는 리셉션에 맡겨 놓으라 한다. 


리셉션 뒷문을 빠져나오니 긴 회랑이 이어지고 왼편으로는 수녀원 정원이 나타난다. 

회랑 끝에 다다르니 오른편으로 복도가 나타났고 복도를 따라 쭉 들어가니 

수녀원을 수리하는 공사장이 있었고 안쪽으로 조금 더 들어오니 호스텔 정원이 보인다. 
정원 앞 복도에서 왼쪽 방향으로 도니 방들이 나타났고 

1층 2번째 6인실 방이 우리가 머물 곳이다.  


2층 침대 3개가 1개는 창문 쪽으로 2개는 복도 쪽으로 붙어 놓여있는데 

다른 2층 침대와는 달리 올라가는 계단이 침대에 붙어 있지 않고 

침대 옆쪽에 계단으로 만들어 놓았다. 
2층 침대 옆에도 30cm 정도의 공간이 있어 이곳에다 배낭을 놓으니 

굳이 아래층에 있는 개인 사물함까지 내려갈 필요가 없다.

이곳 호스텔을 예약하면서 청결문제와 불편함을 언급한 리뷰가 많이 보여 걱정했는데 

기대감이 없어서인지 괜찮아 보였다. 
입구 문 맞은 편의 화장실과 욕실도 공간이 넓어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없어 보였다. 

오후 3시에 예약한 우피치 미술관을 가기 위해 아르노 강을 끼고 걸어가니 

베끼오 다리가 가까워지자 사람들이 많아진다. 
우피치 미술관은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작품을 볼 수 있는 곳으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초기 작품인 <수태고지>와 <동방박사의 경배>, 미켈란젤로의 <톤도 도니>,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그리고 카라바조의 <메두사의 머리> 같은 작품을 둘러보고 

재인은 미술관 앞 광장에서 일본 출신 화가가 그린 그림 한 점을 구입했다.

수태고지
비너스의 탄생
동방박사의 경배
톤도 도니

저녁식사를 마치고 어둠이 내리자 베끼오 다리 위 상점들은 문을 닫았지만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의 행렬은 점점 늘어난다. 

아름다운 피렌체 거리를 거니는 여행자와 관광객의 금요일 저녁 시간은 여유롭고 풍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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