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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내 Oct 09. 2023

현태와 재인의 유럽여행 70일, 남유럽 편(7)

피사 & 미켈란젤로 언덕

피사 & 미켈란젤로 언덕

피렌체에서 피사로 가는 기차는 시간마다 있으며 50분가량 걸렸다. 
오래된 기차가 출발하니 ‘삐끼득, 찌끄득’ 하며 쇠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사람도 나이가 들면 관절에 문제가 생기는데 그동안 얼마나 고생했으면 이런 소리가 날까 하는 

애처로운 생각은 들었지만 소리의 불편함은 가시지 않았다. 


피사의 탑이 가까워지자 인파가 갑자기 늘어난다. 
탑 주위 역시 관광객이 많았고 탑을 바치는 모습이나 미는 모습으로 사진을 찍는다. 
탑의 기울기는 실제로 보니 사진보다 더 기울어져 보였다. 

피사역으로 돌아가는 길 다음 기차가 20분 후, 그다음 가차는 1시간을 더 기다려야 했다. 

걸어서 30분 거리를 20분 만에 도착하려고, 빠르게 걸으니 가까스로 기차 출발 시간에 맞추어 도착했다. 

올 때는 빈좌석이 많아 편하게 앉아 왔는데 

돌아가는 기차는 만석에 중간에 서 있는 사람들로 통행이 어려웠고 

기차 내는 무지하게 더웠다. 
갈 때 50분 걸렸던 길을 1시간 반이나 걸려 피렌체 역에 도착하니 

역 근처 그늘에 앉아 숨을 돌렸다. 


피렌체에서의 마지막 저녁, 

일몰을 보기 위해 미켈란젤로 언덕에 올랐다. 
해가 지려면 1시간 너머 남았지만 사람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한다. 

계단 한쪽에 앉아 맥주를 마시며 일몰을 기다리니 

시간이 갈수록 언덕을 올라오는 사람들의 수가 많아진다. 


포르투의 모루 정원에서는 해가 도시 뒤로 넘어갔는데 

이곳은 왼편 능선에서 해가 지고 오른편으로 베끼오 다리와 두오모가 노을에 물든다. 
어둠이 내려 깊어지는 밤과 함께 피렌체에서의 마지막 날이 저물었다.
 

피렌체 S.M.N역에 도착하여 구석자리에 배낭을 내려놓고 

로마로 떠나는 기차 게이트가 오픈되기를 기다리는데, 

큰 개를 데려온 중년의 부인이 우리 옆에 자리를 잡고
개의 엉덩이를 손으로 가볍게 치니 자리에 앉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니 바닥에 엎드려 꼼짝을 않고 기다린다. 
한참만에 도착한 중년의 남자에게 인사하고 목줄을 건네니 

일어서 꼬리를 흔들며 따라간다. 
사람들이 붐비는 기차역에서 사람과 반려견과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부러워 눈에서 사라질 때까지 계속 본다.


최고 속도 250km로 달리는 기차는 1시간 40분을 달려 로마 Termini역에 우리를 내려놓았다. 
숙소까지는 걸어서 10분 남짓, 도착해서도 Check-In 시간까지는 2시간 가까이 남아 

배낭을 맡겨 놓고 근처 식당에서 햄&치즈와 리소토로 점심을 먹었다. 
주문한 햄& 치즈가 나왔고 
“빵은 주문 안 해?” 라며 햄과 치즈를 먹으며 

빵을 시키지 않는 촌놈을 봤나 하는 눈빛으로 쳐다본다. 
“그럼 빵도 가져다죠.”


햄에 치즈 한 조각을 놓고 손으로 찢은 빵 위에 작은 숟가락으로 꿀을 들어 놓고 먹으니 
‘이게 정말 꿀맛이구나!” 감탄을 금치 못한다. 
레드 와인을 같이하니 참!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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