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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내 Oct 10. 2023

현태와 재인의 유럽여행 70일, 남유럽 편(8)

대담한 남녀

로마의 Yellowsquare는 피렌체와는 달랐다.
피렌체에서는 조금 외진 곳에 있었지만 최근에 지은 건물로 모든 것이 한 건물 안에 있었고, 운 좋게 테라스가 딸린 4인실 방을 둘이서 사용해 내부에 넓은 화장실과 욕실을 마음대로 사용하는 특권을 누렸다.


로마에서는 Termini역에서 걸어서 10분, 외진 곳은 아니었지만 리셉션과 공용공간이 있는 건물과 우리 방이 있는 건물과는 도로를 건너야 했고 숙소 건물 아래층에는 큰 바가 있어 사람들이 붐볐다.


3층 6인실에 배정받아 숙소 건물로 이동하니 엘리베이터가 고장 났다.
좁은 계단을 통해 배낭을 짊어지고 3층까지 이동하니 복도 제일 안쪽이 우리 숙소다.
문을 들어서니 2층 침대 1개가 나타났고  그 반대편에 2개의 이층 침대가 놓여 6명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이다.


2개의 침대 중 입구 쪽에 위치한 침대 위층은 재인이 아래층은 현태가 사용하기로 하고 침대 밑 사물함에 짐을 정리했다.
숙소 내부에는 화장실이 없어 입구문을 나서 맞은편 공용 욕실과 화장실을 사용해야 한다.


짐정리를 마치고 나선 곳은 걸어서 30분 거리에 있는 콜로세움, 마지막 골목에 들어서자 콜로세움의 옆모습이 나타났다.
처음 대하는 콜로세움의 위용은 당당했고 돌 하나하나에 오랜 세월의 역사가 새겨져 있다.

해가 반대편으로 넘어가는 시간이라 콜로세움의 색깔이 점점 붉은빛으로 바뀌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 한인 마트에서 라면과 삼장을 구입하고 이태리 마트에서 필요한 물과 맥주, 간단한 먹거리를 준비하여 비닐봉지에 넣어 들고 숙소로 향하니 무겁고 배가 고프다.


숙소에 도착해 먼저 공용 부엌에서 달려가 물을 끓여 컵라면을 만들고 야채를 썰어 놓고 맥주를 따는데 한쪽에서 라면을 먹던 남자 하나가 눈치를 준다.
한국인 같아 보여 이유를 물으니 이곳 부엌에서는 외부 주류 반입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플라스틱 컵에 맥주를 부어 마시는 자신의 컵을 가리킨다.
‘무슨 호스텔이 맥주를 못 마시게 해.’ 하면서 맥주를 플라스틱 컵에 따른다.


숙소에 올라가니 입구 문 앞 침대 2층에 남자와 여자가 붙어 누워 있고 방안에는 음악 소리가 울려 퍼진다.
세면도구를 챙겨 재인이 공용 욕실로 나가니 혼자 남은 현태는 이 당황스러운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눈치만 보고 있는데, 이층의 남자가 뭐라고 말을 하는데 알아들을 수 없다.


2-3번 듣고서야 음악소리가 불편하지 않냐는 것으로 파악하고 “No, Problem”이라 했지만 여전히 어색함은 사라지지 않았다.


한 명이 눕기도 좁은 도미토리 1인용 침대,  그것도 2층에서 아래층에는 모르는 여자 아이가 있는데도 둘은 좁은 침대에서 밤을 새웠다.
‘사랑의 힘은 신비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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