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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내 Oct 26. 2023

현태와 재인의 유럽여행 70일, 크로아티아 편(7)

자그레브

어둠이 내린 자그레브는 겨울날씨다.
히트를 틀어 숙소를 따뜻하게 데워야 하는데 처음 보는 보일러라 작동이 안 된다. 
늦은 시간이라 호스트에게 연락하는 것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재인이 유튜브를 찾아 이것저것 만져 보며,
“온도 조절기가 어디 있어야 하는데…”
“소파 옆에 뭔가 붙어 있는데…”
“맞아요. 이게 온도 조절기네요.”
온도를 맞추어 놓으니 침실부터 온기가 돌기 시작한다. 
바깥에는 겨울코트를 입은 사람들이 지나가지만 온기가 돌기 시작한 우리 숙소는 따뜻하다.


 쌍둥이 첨탑에 거푸집을 두르고 보수를 하고 있는 자그레브 대성당을 찾았지만 성당 앞 역시 공사 중으로 접근할 수 없다.
주위만 둘러보고 근처 돌라치 시장을 찾았다.
야외에는 좌판에 과일과 야채를 팔고 실내로 들어가니 정육점이 줄을 서 있고 곳곳에 와인과 치즈를 판다. 
서민들은 이곳을 찾아 생필품을 구입하고 관광객들은 사진을 찍는다. 
간혹 한국인들도 보였지만 중국인 관광객이 눈에 띄게 많다. 


시장을 나와 아래로 조금만 걸으니 자그레브의 중심인 ‘반 옐라치치 광장이 나타나고 여기서 좌측 도로로 올라가 샛길로 빠지니 자그레브 전경을 볼 수 있는 작은 전망대가 나온다.
길을 따라 더 올라가니 성마르크 성당이 모습을 드러낸다. 

우측으로 꺾이는 도로를 따라 내려가니 작은 예배당이 나타나는데 이곳이 스톤 게이트다.

오늘은 대 성당 주위를 도는 걸로 마무리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자그레브 숙소

도로 난 창문으로 성모승천 교회의 첨탑이 보이는 자그레브 에어 B&B 숙소는 침실과 넓은 거실, 그리고 깨끗한 욕실이 있어 불편함이 없다. 
부엌도 깔끔하고 잘 정리되어 마트에서 사 온 재료로 음식을 해먹기도 좋고 캡슐 커피를 내려 먹을 수 있어 아침에 커피 한잔 하기도 편하다.


옐라치치 광장도 도보로 5분, 근처 식당도 많고, 길 건너 큰 마트가 있어 필요한 물건도 쉽게 구할 수 있다. 

하지만 거실 소파 침대에서 생활하는 현태에게 새벽 시간 예기치 않은 손님들이 찾아왔다. 
이른 아침 승용차 고무바퀴와 돌로 만든 도로가 만들어내는 소음은 생각보다 크고 오토바이가 내는 굉음은 아침잠을 깨웠고 트램이 지나가면 소음과 함께 진동까지 전해졌다. 

하루가 지나자 창밖에 있는 덧문을 여닫는 방법을 터득해서 소음은 어느 정도 줄였지만 진동은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하지만 아침에 일찍 일어나니 글도 쓰고 사진도 정리하며 아침도 준비해 든든히 먹을 수 있다.
내 손에 든 아침잠을 내려놓고 원치 않은 부지런함을 잡았다.
‘이것도 다 여행의 일부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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