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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내 Oct 30. 2023

현태와 재인의 유럽여행 70일, 비엔나 & 프라하(1)

비엔나의 추억

빈(Wein) 가는 길

자그레브 버스 터미널을 두 번째 방문하니 지난번 방문 때와는 달리 친숙하다. 
빈으로 가는 버스의 출발 시간은 12시라 아침 일찍 서두를 필요가 없어 느긋하게 숙소에서 아침을 먹고 터미널에 도착해 커피 한잔 하며 여유를 부린다. 

승강장의 구조나 위치는 파악이 되어 있어 402번 승강장으로 찾아가니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 

12시에 출발하는 버스는 오스트리아 빈을 거쳐 체코의 프라하까지 가는 장거리 노선이라 사람들이 많다. 


12시가 가까워지자 버스가 승강장으로 들어와 빈과 프라하 짐을 분리해 실은 후 터미널을 빠져나간다. 
1시간 정도 고속도로를 달린 버스는 검문소 앞에 정차했고 크로아티아 경찰이 버스로 올라와 여권을 검사하고 조금 지나자 슬로베니아 검문소가 나타나 승객 전원이 여권 검사를 받고 100미터 앞쪽으로 걸어가 기다리니 버스가 그곳으로 와 승객들을 태우고 출발한다. 

다시 한 시간 남짓 달린 버스는 슬로베니아 고속도로 휴게소에 정차하여 유료 화장실을 사용하고 간단한 점심을 먹은 후 출발해 오스트리아 국경에서 마지막 여권검사가 이루어졌다. 

여권심사, 크로아티아(위), 슬로베니아(중), 오스트리아(하)

자그레브에서 5시간을 달린 버스는 빈 터미널에 우리를 내려놓고 프라하로 떠났고 숙소에 배낭을 내려놓고 근처 식당을 찾아 오스트리아 맥주에 저녁을 먹는다. 

아침은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숙소에서, 점심은 슬로베니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저녁은 오스트리아 비엔나 숙소 근처 식당에서, 오늘은 3끼 식사를 각기 다른 나라에서 한 특별한 날이다.

슬로베니아 휴게소(위), 휴게소 음식(아래)

비엔나에서의 추억

왕궁 앞 거리, 눈가리개를 한 2마리의 흰색 말이 끄는 마차에 4명의 가족이 타고 시내 관광을 한다. 

십 수년 전, 지금은 고인이 된 손위 처남과 체코 브르노에서 업무를 보고 비엔나에 머물렀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시기라 시청 앞 광장에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렸고 레드와인을 데운 뱅쇼를 마시고, 신장을 반 이상 잘라낸 처남이 오래 걸을 수 없어 마차를 타고 시내를 둘러보았다. 


재인과 헤어지고 이 길을 걸어서 내려오니 그때의 추억과 처남의 마지막 염을 마친 모습이 교차하며 발걸음을 어지럽힌다. 

아내는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어 나이차가 많은 처남이 오빠이자 아버지였고 나에게는 장인이자 형님이며 좋은 술친구였는데… 

‘형님! 그곳에서 자리잡아 친구분들과  잘 지내고 계시면, 좋은 술 한 병 사 들고 곧 찾아가겠습니다.’ 

비엔나에서 첫날 지나가는 마차 한 대가 여행자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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