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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내 Nov 06. 2023

현태와 재인의 유럽여행 70일, 비엔나 & 프라하(6)

프라하 숙소

프라하 역은 규모도 크고 사람들도 많다.
볼트로 택시를 불러 기다렸지만 근처 있다는 택시가 올 생각을 안 한다. 
혹시나 하며 길을 건너 기다렸지만 역시 깜깜무소식이다. 
한참을 구글 지도를 보던 재인이 길을 따라 내려가 길 옆에 차를 대고 기다리는 기사에서 우리 위치를 알려줘 짐을 싣고 차를 탈 수 있었다.


30분가량을 달린 택시가 우리를 내려놓은 곳은 프라하 외각의 한적한 신주거 지역, 집들은 깨끗하지만 조용하기 그지없다.
짐을 도로가에 내려놓은 후,
“아빠, 먼저 마트에서 물을 사 올게요. 물이 있어야 컵라면이라도 끓이죠.”
“그래 내가 짐을 볼 테니 물을 사 온나. 근처 식당도 보이지 않으니 일단 컵라면으로 배부터 채우고 다음을 생각해 보자.”


 한참을 길에서 기다리는데 재인이 아래쪽에서 빈 손으로 뛰어오며,
 “아빠 제 카드는 결제가 안되네요. 아빠가 가서 결제하고 짐을 받아오세요.”

마트에 들어서 카드를 내밀자 다행히 결제가 이루어진다.
봉투를 받아 들며 동양인 사장에게
“혹시 중국 사람이세요?”라고 물으니
“아니 베트남인이에요. 어디서 왔어요?”
“저는 한국 사람입니다.”
“와! 코리안.”이라며 엄지 척을 해주어, 덩달아 
“호찌민, 하노이.”를 외치며 엄지 척을 해 주자 베트남 사장이 호탕하게 웃는다. 
그 웃음소리에 덩달아 웃으며 마트를 나온다. 


숙소에 들어서니 입구 맞은편에는 욕실이 왼쪽으로 들어서니 침실과 거실, 그리고 부엌이 분리되지 않은 원룸이 나타났다.
부엌 옆 창문에 붙은 문을 여니 잔디로 이루어진 작은 정원이 있고 바비큐 장비가 갖추어져 있다.
작은 거실이지만 침대로 바꿀 수 있는 소파가 있다. 

 

급하게 만든 컵 라면을 먹고 다시 마트로 장을 보러 간다. 
똑같은 일정으로 여행을 하는 두 사람이지만 한 사람은 숙소에 맥주가 떨어지면 불안해하고 다른 한 사람은 숙소 냉장고에 물이 떨어지면 불안해진다. 
먼저 물 2 통과 냉장고에서 맥주를 종류별로 골라 담는다. 
 

이제 과일을 고를 차례, 사과를 담을 비닐을 열어야 하는데 열리지 않는다. 

카운트에서 보고 있던 베트남 사장과 눈이 마주치자 손짓을 한다.
비닐을 가져가니 가볍게 열어 준다.
돌아와 바나나 담을 비닐, 역시 열리지 않는다. 
베트남 사장이 다가오더니 검지로 한쪽 끝을 잡고 엄지로 밀면서 여는 과정을 천천히 보여준다.


숙소에 돌아와 물과 맥주로 냉장고를 채워 놓고 체코 맥주를 꺼내 마시니 걸쭉한 게 맛있다. 

재인도 맛있다며 한잔을 더 마신다. 
재인은 2잔을 마시고 일어섰지만 부족함을 느껴
“이러다 똥배 나오겠는데.” 라며 또 다른 병마개를 딴다. 

프라하의 첫날 어둠이 내리며 바깥날씨는 차가웠지만 맛있는 체코 맥주를 마시는 실내에는 따뜻한 온기가 감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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