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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내 Feb 29. 2024

한 장의 사진

제7편

한 장의 사진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하는 식사 자리였다.

5살 난 아들애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가만히 나를 본 후,

아내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엄마! 아빠 오늘은 우리 집에서 자고 가는 거야?"

그랬다. 어린 아들은 내가 사는 집이 따로 있는 줄 알았다.


해외 출장, 국내 출장 그리고 주말까지 일에 매달리다 보니

애들 만나기가 힘들었고 잠든 시간에 들어와 일찍 출근하니

타인처럼 느끼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체력은 바닥으로 떨어졌고

나를 지켜주던 아이들마저 귀찮게 느껴질 즈음

한 장의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네팔의 어느 산속 롯지 사진으로,

앉아 있는 사람들의 표정이 평화롭게 보였다.

그 한 장의 사진이 차가워진 40대 나의 피를 뜨겁게 달구어

아내와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래킹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단순하고 소박한 삶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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