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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내 May 30. 2024

이탈리아 음식 이야기(3)

이탈리아와 아이스크림(젤라토)

재미있는 것은 유럽인의 아이스크림 소비량 통계이다. 

이탈리아인은 9.3리터를 먹는다고 하는데, 이는 유럽인의 평균치인 8.7리터보다 크게 많은 것은 아니다. 

반면에 스칸디나비아에서는 추운 날씨에도 아이스크림을 엄청나게 소비한다. 

그중에서도 챔피언은 산타클로스와 자일리톨의 나라 핀란드로 연간 소비량이 13.3리터나 된다. 


그런데 왜 유럽인의 중간치 조금 웃도는 소비량을 보이는 이탈리아가 아이스크림의 상징 국가가 되었을까?

바로 양이 아니라 질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른 유럽 국가들은 공장에서 대량 생산해 낸 아이스크림을 소비하는 데 비해 

이탈리아는 장인이 직접 만들어낸 아이스크림을 더 선호한다. 

물론 이탈리아에도 공룡 만한 아이스크림 대기업이 있지만, 토끼 같은 장인의 아이스크림집과 힘겹게 경쟁을 한다. 


아이스크림 시장의 55퍼센트가 수제로 이탈리아는 역사, 점유율, 신선도, 품질, 따를 수 없는 전문성, 최고의 재료 등으로 승부하는 아이스크림 공방의 나라이다.


젤라토를 영어로 하면 아이스크림이라고 했는데 이 둘은 좀 차이가 있다. 

생크림을 기본으로 해서 열린 미국식 아이스크림과는 달리, 이탈리아인들은 너무 느끼한 유지방분은 혀에서 젤라토의 신선함과 충돌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생크림이 전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지방 함유량이 18~26퍼센트 정도 낮고 설탕 함유량도 훨씬 적다. 

또 우유 베이스와 과일 베이스의 두 종류가 있는데 바닐라, 초콜릿, 피스타치오, 모카 등은 우유 베이스이고 딸기, 망고, 파인애플 등의 천연 과일을 사용하며 우유는 전혀 들어가지 않는 게 과일 베이스다. 

게다가 미국은 양을 부풀리기 위해 공기를 넣는데 비해 젤라토는 공기가 들어가지 않아 더 쫀쫀하고 부드럽다.


그런데 젤라토라고 해서 모두 같은 것이 아니다. 

이탈리아의 어느 거리 어느 레스토랑에나 있지만, 그 품질에서는 차이가 난다. 

이탈리아의 젤라테리아는 크게 세 개의 범주로 나뉜다.


(1) 집에서 만들었다

(2) 우리 제품이다

(3) 장인이 만든 제품이다.


이중 가장 품질이 높은 것은 당연 '집에서 만들었다'이다. 

다른 두 제품은 혼합물이거나 미리 만들어 놓은 것을 납품받는다. 

장인이 만들었다는 말에 너무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이탈리아를 여행한다면 지역마다, 가게마다 독특한 맛을 만들어 내는 젤라토를 맛보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 중에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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